▲ 문형진 ㈜코링텍·㈜에코노미아 대표

최근 미국 자동차 업계가 다시 바빠지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미국 출장 길에 보니 크라이슬러의 자동차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크라이슬러가 최근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회장은 크라이슬러가 파산 시 갚아야 할 빚을 원래 기한보다 6년이나 빠른 지난해 다 갚아 버렸다고 한다. 혹자는 세르지오 회장이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꼽기도 한다. 핸드폰을 6개씩이나 가지고 다니고 일하며 새벽 3시면 유럽과 북미의 일을 시간에 따라 처리한다고 한다. 유럽이 쉴 때는 미국에 가서 일하고 미국이 쉴 때는 유럽에 가서 일한다고 한다.

세르지오 회장이 3년 전 크라이슬러에 합류한 후 처음으로 한 일은 젊고 능력 있는 사람을 대거 기용한 것이었다. 회장이 열심히 하고 또 능력 있는 젊은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일을 챙겨나가니 조직이 변해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결과가 여러 숫자로 나타났을 것이고 이에 많은 사람이 환호했다.  

세르지오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겸손’과 ‘속도’라고 한다. 속도는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변화한다는 말일 것이다. 고객을 대할 때도 제품을 만들 때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또 하나의 키워드 겸손이라는 것은 스스로를 낮춘다는 뜻 외에 다른 사람, 고객을 존중하고 그들이 기뻐할 수 있게 노력한다는 뜻도 포함될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자기를 낮춘다는 뜻 이상의 많은 의미를 내포할 수 있는 말이 겸손이다. 서양의 기업인으로서 겸손을 최우선으로 꼽은 것이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세르지오 회장은 올해 연봉이 80억원이 넘었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그가 소유하고 있는 피아트 본사 주식의 가치도 많이 올랐다. 열심히 노력한 댓가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많은 부분이 바로 속도와 겸손이 아닐까 싶다.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말을 들어보면 일을 빨리 해야 하는데, 누군가에게 맡겨야 하는데, 마땅히 맡길 사람이 없다는 얘기를 한다. 일을 맡기고 나눠 해야 효율도 나고 속도도 올릴 수 있을 텐데 마땅한 사람을 찾을 수 없으니 결국 사장이나 경영진이 그 일을 껴안고 가야 한다. 그러니 일 처리에 속도가 나기 어렵다.  그야말로 속 타는 일이다. 

겸손도 마찬가지다. 일을 잘 진행해 나가면 그 중소기업이나 구성원의 능력이나 수행 능력을 인정해 주고 힘을 북돋아 줘야 하는데 그런 상황은 그렇게 많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쉽지 않다고 손 놓고 있으면, 더 노력하지 않으면 거기서 발전하거나,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내기가 더욱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속도와 겸손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은 더더욱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아마도 우리는 크라이슬러 같이 큰 조직에 속해서 일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규모는 세계 제일이 아닐 지라도 품질과 제품에 있어서는 세계 제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스스로 자부심을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도 상대적으로 훨씬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가 발전하고 잘 되면 결과적으로 그 조직의 구성원들이 작은 것이라도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누구처럼 당장 연봉으로 80억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사람이 노력한 것에 대해서는 안팎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일을 하면서 자기가 하는 노력이, 기여도가 인정받는 것만큼 가치가 있고 신나는 것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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