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노트] 드론업계의 애플 DJI

▲ 드론업계에서 DJI의 독주가 시작되고 있다. 사진은 DJI의 팬텀3 모델.

현재 드론 시장에서 DJI라는 기업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DJI는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왕타오(35)가 2006년 중국 선전에서 설립했으며 전세계 드론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DJI는 중국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대표주자답게 지난해 전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했다.

기술개발 속도 ‘최고’
DJI는 초기 90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2800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 지난 20013년 출시한 ‘팬텀’(Phantom)은 DJI가 급성장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어서 지난 4월 출시한 팬텀3은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4K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장착한 3000달러짜리 제품을 지난해 11월 발표한 후 불과 몇개월만에 1000달러~1200달러대의 제품을 내놨기 때문이다. 무게도 3분의 1 정도로 줄여 가공할만한 제품개발 스피드와 가격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 DJI가 하드웨어 기업일뿐이며 조만간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DJI는 드론 비행과 촬영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조성에 힘쓰고 있고 팬텀 시리즈에 맞는 앱을 내놓는 등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는 2013년 14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5500억원으로 급증했다. 더욱이 올해는 1조원 매출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는데 실리콘밸리에서는 DJI의 기업 가치를 100억달러 이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7500만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DJI에 과감히 투자한 곳은 벤처캐피털업체 액셀파트너스이다.

액셀파트너스는 성명를 통해 “우리 회사 사상 최대 투자 규모 중 하나다. 드론 부문은 아직 초기시장이지만 IT 부문의 새 영역이며 DJI가 이 분야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태어난 왕타오는 2006년 홍콩과기대를 졸업하고 2011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 로봇 제작에 푹 빠졌으며 리쩌상(54) 홍콩과기대 교수의 도움으로 창업의 꿈을 이뤘다고 한다.

왕타오는 홍콩과기대 졸업 직후 2006년 중국 선전으로 돌아가 드론 기업을 세웠다. 왕타오가 홍콩을 등지고 선전으로 간 이유는 인재 때문이었다. 홍콩에는 국제적으로 지명도 높은 대학이 있지만 현실 경험을 제공할 산업 체인과 혁신형 기업이 없는 편이다.

반면 선전은 대학의 교육 환경은 홍콩보다 뒤처지지만 기업이 전국 각지의 우수한 인재를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다. 왕타오는 홍콩과 인접한 샤톈학원에 약 2000㎡ 넓이의 사무실을 확보해 홍콩과 선전의 장점을 모두 취했다.

미국 주요 도시 전자 매장에 가보면 드론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미국 컨설팅업체 틸그룹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전세계 드론 시장은 50억달러(5조7555억원) 규모이며 2020년에는 114억달러(13조1225억원)로 두배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향후 10년 내에 전체 시장규모는 50% 이상 증가하고 민간시장은 400% 이상 성장을 예측했다.

드론에는 센스·영상기술은 물론 디자인개발 등 수많은 기술이 어우러져야 한다. 또한 조정키트에 들어가는 기술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총결합체인 드론을 손쉽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드론 산업의 미래성
이 같은 실정에서 DJI라는 중국 회사가 세계 최고의 드론을 만들다 보니 이제는 벤처사업과 ICT기술, 소프트웨어에서도 중국이 우리나라를 앞서기 시작했다는 위기감도 조성되고 있다.

드론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국내 드론 기술 및 산업은 열악한 편이다. 그동안 수요가 별로 없었고 중국의 대량 생산체계를 따라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더욱이 국내의 복잡한 규제도 드론 산업이 육성되는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관련 법규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드론 비행 허가절차도 복잡하다 보니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드론의 안전문제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 정부도 드론 산업을 미래성장동력과 산업엔진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사업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정부는 19대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로 드론을 선정해 오는 2023년까지 세계 3위 드론 기술강국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드론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따져 봐야 할 것들이 많다. 국내에서 드론 규제는 항공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항공법에 따르면 모든 드론은 일몰 후 야간비행이 금지되며 △비행장 반경 9.3㎞ △비행금지구역(휴전선 인근·서울 도심 등) △150m 이상 고도(비행항로)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의 상공 등에서 비행할 수 없다. 이를 위반 시 2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으며 12㎏ 초과, 150㎏ 이하 드론을 날리려면 지방항공청에 신고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드론산업의 육성과 안전, 두마리 토끼를 잡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글 : 김규민 기업전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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