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 규모가 최근 1년간 4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상위 5대 그룹의 증가폭이 컸다.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보다 많았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기관인 ‘CEO스코어’는 30대 그룹 268개 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분기 말 672조624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710조3002억원으로 38조2378억원(5.7%) 늘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당기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지출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을 말한다.

재계 1, 2위 삼성과 현대차 그룹의 증가액이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의 80% 정도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의 사내유보금은 214조7169억원에서 232조6479억원으로 17조9310억원(8.4%), 현대차그룹은 100조8635억원에서 113조3599억원으로 12조4964억원(12.4%) 증가했다. 두 그룹의 증가액 합계는 30조4274억원이다.

삼성과 현대차를 포함한 재계 순위 5대 그룹(삼성·현대차·SK·LG·롯데)의 사내유보금이 같은 기간 465조3311억원에서 503조9378억원으로 38조6067억원(8.3%) 늘었다. 이는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38조2378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SK그룹의 사내유보금은 70조3082억원으로 4조9184억원(7.5%) 늘었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은 43조5910억원, 44조307억원으로 1년 새 각각 1조9660억원(4.7%), 1조2949억원(3.0%) 증가했다.

이어 한진 8490억원(34.1%), 신세계 5500억원(6.9%), 현대백화점 4444억원(7.3%), CJ 3695억원(3.4%), 미래에셋 3487억원(12.9%), 영풍 3302억원(5.0%), 포스코 3129억원(0.6%) 순으로 모두 3000억원 이상씩 늘었다.

효성(2752억원, 9.4%), 금호아시아나(2300억원, 14.9%), KCC(2155억원, 4.7%), LS(1805억원, 3.0%), OCI(896억원, 2.2%), 현대(541억원, 2.8%), 대우건설(373억원, 4.6%), 두산(168억원, 0.2%)도 유보금을 늘렸다. 

반면 8개 그룹은 최근 1년간 사내유보금이 감소했다. 가장 많이 줄어든 그룹은 현대중공업(-2조5183억원)이었다. 이어 동부(-1조1697억원), KT(-8662억원), 대림(-4636억원), GS(-3778억원) 등의 순이었다.

정부는 올해 초 실물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지난해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방침을 확정했다. ‘기업의 자금이 시중에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가 나온 셈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 악화 등으로 미래 위험에 대비해 자금을 축적하려는 기업이 증가한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고 CEO 스코어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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