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대기업 상당수가 수출과 내수 동반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등기임원의 급여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기업이 근로 외 급여, 기타급여 등을 줄인 탓이다. 작년 초보다 퇴직자가 줄어 퇴직금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기임원의 보수 총액은 178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103억원)보다 15.2%(32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대기업집단 중에는 한화와 포스코의 보수 총액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한화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4.4% 줄어든 16억6000만원, 포스코는 73.9% 감소한 28억1000만원을 등기임원들에게 지급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은 작년보다 59.6% 줄어든 147억3000만원, 현대차는 31.1% 감소한 64억8000만원을 지급했다. 

다른 대기업집단의 보수 총액도 대부분 큰 폭으로 줄었다.
LIG가 68.5% 줄었고, 아모레퍼시픽(-68.2%), 코오롱(-66.0%), CJ(-64.6%)도 감소했다.

현대백화점(-56.6%), 하나금융(-53.8%), 효성(-37.6%), 현대중공업(-24.2%)의 감소폭도 두드러졌다. 롯데(-5.0)%, LG(-4.5%) 등은 한자리대 감소세를 보였다.

신세계와 KB금융지주는 작년 상반기 등기임원 1명에게 각각 24억4000만원, 6억4000만원 상당의 보수를 지급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5억원 이상을 지급한 등기임원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보수 5억원 이상 등기임원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이 늘어난 대기업집단도 있었다.

유진그룹은 유경선 회장의 등기임원 퇴진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올해 상반기 보수 총액이 159억6000만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1177.0% 증가했다.

현대그룹은 713.8% 증가한 41억1000만원, 대우조선해양은 247.4% 늘어난 21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동국제강(194.7%), GS(140.8%), 삼화페인트공업(100.9%) 등은 세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네이버(79.1%), 두산(69.0%), KT(47.9%), 대상(40.0%), 한라(29.4%), 현대해상화재보험(25.5%), SK(17.8%) 등도 보수 총액이 늘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분기에 메르스 타격, 수출경기 악화등으로 기업 실적이 나빠지면서 CEO 등의 연봉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회사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특히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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