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침체된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승용차나 대형가전 등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개소세)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30% 인하한다.

이처럼 품목별로 개소세 인하에 나선 것은 지난 2012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4년 연속 세수부족에 시달리면서도 이런 카드를 꺼내 든건 지난해부터 지속된 민간 소비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車는 올해, 가전은 내년 구매 유리
정부는 지난달 26일 서울청사에서 최경환 부청리 주재로 제16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소비활성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연말까지 승용차와 대용량 가전제품, 녹용 및 로열젤리, 방향성 화장품의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하는 내용으로 이달 중 개별소비세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개소세는 출고가나 수입신고가를 기준으로 적용되는데 이번 조치에 따라 승용차와 대형가전의 경우 기본세율이 5%→3.5%로, 녹용과 로열젤리, 향수는 7%→4.9%로 낮아진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2.0 스마트를 구입할 경우 차량가에 개소세 109만원, 교육세 33만원을 포함해 총 2545만원을 지불해야만 했다.

그러나 연말까지는 개소세와 교육세가 각각 76만원, 23만원으로 낮아져 2498만원이면 살 수 있다. 50만원 정도 가격이 내려간 셈이다.

싼타페 2.2 프리미엄(기존 2022만원)도 개소세 인하 혜택으로 60만7000원가량 판매가격이 낮아진다. 그랜저 2.4 모던은 194만원에서 58만2000원 줄어든 135만8000원으로 세액이 낮아진다.

이 밖에 고가 대형차량이나 수입차량의 경우 수백만원까지 세금 감면폭이 늘어난다. 대형차인 에쿠스5.0 프리스티지의 경우 경감폭이 204만원에 달한다.

내년 1월부터는 대용량 가전제품도 지금보다 싸게 살 수 있게 된다. 정격소비전력 300W 이상 TV의 경우 1대당 평균 세금(개별소비세+교육세+세금분 부가가치세)은 종전 29만9000원이었으나 이번 탄력세율을 적용하면 세금이 9만원 줄어 20만9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월 소비전력 40㎾h 이상 냉장고의 1대당 평균세금은 22만2000원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세금은 6만7000원 줄어든다. 또 1회 세탁 시 소비전력 720Wh 이상 세탁기의 세금은 7만3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2만1000원 줄어들고, 월소비전력 370㎾h 이상 에어컨의 세금도 4만1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1만2000원 인하된다. 가구·사진기·시계 등은 과세 기준가격 상향에 따라 500만원 이상의 금액에만 20%를 부과한다.

코리아 그랜드 세일, 내국인도 참가
개소세 인하 외에도 정부가 발표한 소비활성화 대책에서 눈에 띄는 내용 중 하나는 10월 중 2주에 걸쳐 이뤄질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다. 정부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합동 할인행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전통시장은 외국인에 한정했던 ‘코리아 그랜드 세일’의 문호를 내국인에게도 개방한다. 전통시장은 지난달 1차 실시에 이어 추석 명절이 있는 9월과 김장철인 11월 전국 300개 전통시장이 참여하는 ‘전통시장 그랜드 세일’을 실시하고 최대 30% 할인해준다. 슈퍼마켓 역시 오는 12~21일 전국 300여개 나들가게가 참여하는 ‘나들가게 그랜드 세일’을 통해 최대 50% 할인에 나선다.

관광·여가 업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10월19일부터 11월1일까지 ‘2015년 가을 관광주간’을 열어 국내 여행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국 주요 관광지 숙박시설 이용요금(20~40%), 체험 프로그램(10~50%), 코레일 관광열차 등 교통시설 할인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中企 “소비활성화에 일조할 것”
한편 중소기업계도 이번 소비활성화 대책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는 지난달 26일 논평을 통해 “중소기업계는 소비부진 장기화를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소비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인식에 공감한다”며 “정부가 소비심리 조기회복 방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개별소비세 완화는 중소기업계가 지속적으로 요청했던 사항으로 소비자판매가격 인하와 소비촉진으로 이어져 중소제조업체의 내수부진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중앙회는 “‘전통시장·나들가게 그랜드 세일’ ‘정부·공공기관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 목표 상향 조정’의 경우 중소기업계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중소기업계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전 소비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전통시장 방문, 근로자 여가활동 기회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