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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불공정계약 피해, 예방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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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2호] 승인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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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은(법무법인 전문 대표 변호사)

몇년 전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A사의 사장이 필자가 속해 있던 로펌을 찾아와 상담한 일이 있다.

감당하기 힘든 대기업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 문제가 돼, 계약 위반을 이유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것이다. 납품을 위한 장비 때문에 손실이 발생했지만, 상대 측은 명시적인 계약 위반행위가 있어 문제 없다며 손해 분담이나 다른 협상에는 전혀 응하지 않았다. 결국 계약을 불리하게 맺어 구제받기 어렵다는 상담을 해야 했다.

이는 비단 A사의 문제만이 아니다. 종합 건설사의 하도급을 받은 B사는 계약 유지를 들먹이는 건설사의 압박에 못 이겨 불리한 변경계약에 서명했다. 공사는 적자로 이어져 중단됐고, 건설사는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10억원 가량의 보증금을 공제회에 청구했다.

공제회가 이를 지급하면 결국 공제회의 구상권 행사에 의해 B사가 온전히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 소송으로 가더라도 패소 가능성이 높아 B사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계약 체결 시 기득권자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 대기업은 이를 적절히 이용해 횡포를 일삼고, 중소기업은 불리한 계약임을 알면서도 대기업과의 거래 중단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큰 손해가 아니라면 감수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한편 법률 지식 부족으로 불공정한 계약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자체 법률팀이나 자문 변호사를 두지 못해 법적 검수를 거치지 않는다는 허점을 대기업이 교묘히 노린 것이다.

특히 기업법무에 대한 복합적인 법률지식을 요하는 인수합병(M&A)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실제로 필자가 대형로펌 재직 시 대기업을 대리해 중소기업과 M&A계약 협상을 진행해 보면, 중소기업 상당수가 진술 및 보장, 선행조건, 확약 등과 같은 영미법식 계약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협상에 임해 불리하게 계약하는 사례를 자주 접했다.

적게는 수십페이지에서 많게는 수백페이지에 이르는 계약서를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꼼꼼히 검토하지 못한 채 계약에 서명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았다.

안타깝게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협상을 거쳐 계약에 서명한 만큼 문제가 발생돼도 법의 구제를 받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또한 불공정 계약으로 판단돼 분쟁에서 이길 기회를 가져도, 소송까지 진행시킬 수 있는 비용이나 시간, 사업상의 위험을 중소기업에서 감당해야 한다.

사실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가 ‘중소기업법률자문단’을 구성해 법률적 애로사항이 있는 중소기업들을 소송대리 법률서비스 등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기관과 중소기업단체 등에서 비슷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현실의 수요에 비해 그 수는 턱없이 부족하고 방향 역시 의구심이 든다.

병도 치료보다 사전 예방이 최선책이듯, 계약 체결 전에 법률가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 예방하는 것이 중소기업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중요한 사안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정부기관도 불공정계약으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의 지원책을 고심하기보다,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사전 법적 자문 지원과 이에 따른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더불어 불공정 계약 체결 회사를 감시하고 제재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 등을 통해 관련 업무의 일부를 수행하지만 적용 범위가 한정돼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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