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제조업의 국내 설비투자가 주춤하면서 서비스업의 설비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산업별 설비투자 추계 결과’에 따르면 전산업의 국내 설비투자 총액(명목 기준)은 2005년 83조5000억원에서 2014년 127조원으로 52% 늘었다.

제조업 설비투자 증가율은 32.9%(실질)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서비스업 설비투자 증가율은 67.2%로 훨씬 높았다.

제조업 설비투자 비중 감소세
제조업 분야에선 글로벌화로 국내투자보다는 해외투자와 설비투자에 잡히지 않는 연구개발(R&D) 등 지식재산생산권 투자가 늘어난 반면,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항공기·선박 투자와 중국인 관광객 등의 수요에 대응한 도소매·음식숙박업 투자가 활발히 일어난 탓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총설비투자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설비투자 비중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05년 당시 총설비투자 중 제조업 비중은 51.4%로 절반 이상을 점했지만 10년이 지난 2014년에는 47.2%로 4.2%포인트 줄었다. 반면 서비스업 설비투자 비중은 2005년 40.2%에서 2014년 44.5%로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10년간의 우리 경제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글로벌화”라면서 “해외규제나 비용 등의 요인으로 생산기지가 해외로 많이 옮겨가면서 국내에서 이뤄지는 제조업 설비투자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설비투자만 잡히는 통계의 속성상 기업의 전체 투자 중 일부만 잡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제조업체들의 투자 트렌드가 기계나 공장을 더 짓기보다는 연구개발 등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쪽으로 무게를 두는 이유도 작용했다.

운수·보관업 10년새 77.2%↑
서비스업 설비투자에서 눈에 띄게 증가한 부문은 운수 및 보관업이다. 항공·선박·지하철·철도 투자 등이 잡히는 운수 및 보관업 설비투자는 지난 10년간 77.2%나 증가했다. 건당 투자규모가 큰 데다 여행 수요 등이 증가하면서 관련 투자가 활발해진 덕분이다.

그 다음으로 증가율이 컸던 부문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이었다. 소규모 자영업부터 호텔·면세점 등 대형업체까지 포함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투자는 10년간 7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는 해당 부문이 33.2% 증가해 통계가 잡히는 2005년 이후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면세점 관련 신규 투자가 잡히는 내년에는 이 분야의 설비투자가 더욱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여행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펜션 등이 많이 늘어난 데다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호텔 건설 등이 늘어나면 그에 들어가는 설비가 모두 설비투자로 잡히기 때문에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설비투자가 많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 분야의 설비투자가 높아지는 데는 자영업자들의 증가세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주로 창업하는 분야가 도소매업 및 음식숙박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창·폐업을 반복하는 데다 투자규모도 적어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다”면서 “자영업 관련 통계가 나오는 내년 초에 더 자세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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