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업종제도 느슨해져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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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업종제도 느슨해져선 안된다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2047
  • 승인 2015.11.0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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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율적 합의 등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을 대상으로 진입자제, 확장자제, 사업축소, 사업이양 중 적합한 하나를 권고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대기업이 출점가능 신규지역 진입자제 등을 스스로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매력을 지닌 업종은 권고사항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행을 하지 않거나 천천히 하는 도덕적 해이 경향을 지닌다.

권고대로 대기업이 이행하지 않으면 동반성장위원회는 직권으로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사업조정 결과는 강제성이 있다. 하지만 민간협의체가 아닌 정부기관이 대기업 해당 사업을 중소기업·중소상인에게 이양하도록 강제함이 쉽지 않다.

그리고 불이행하는 경우 사업이양을 명령하는 행정조치를 내릴 수 있으나 여의치 않다. 따라서 민간 자율합의로 성립된 법적 구속력 없는 이행조치를 대기업에게 스스로 맡김으로써 운영 성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동반성장위원회는 과거 3년간 적합업종제도 시행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지난해 보완, 시행하고 있으나 양비론에 직면하고 있다.

중소기업 측은 적합업종제도의 도입 취지가 훼손됐다 비판하고 대기업 측은 적합성 검토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마련하고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 업종·품목을 가려내 적합업종·품목 심사를 배제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낮다고 평가한다.

국제기준·中企 보호 ‘묘안’찾아야

한편, 현재 개정 입법돼 국회에 계류 중인‘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법제화 등 중소기업 보호 및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적합업종과 유사한 제도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없어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의 영역 보호 정도와 방법이 세계적 보편성과 국제적 정합성 결여라는 비판, 즉 정부가 적합업종을 직접 지정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반된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의 정서나 문화를 고려하면서 WTO 협정을 준수하는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의 영역 보호 묘안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주고 있다.

끈 조여매 도입취지 살리자

첫째, 신청 후 최장기간 계류를 하는 등 진통을 겪다가 적합업종으로 지난 9월 지정된 문구소매업의 경우 지정 시기를 실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문구소매업의 경우 적합업종 지정 인과관계를 밝히는데 애로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적합업종·품목 심사시 문구소매업처럼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의 영업부진이 대기업의 판매확장 정책 때문인지,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정부가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의 생산물품 구매 축소 또는 대체 구매 정책 때문인지 명확치 않은 인과관계를 지니고 있다면 이를 합리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

다음으로, 동반성장위원회가 적합업종 신청 남발을 막기 위해 강화한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대표성 요건 등 자격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또 컨설팅 지원을 통해 합리적 주장을 논리적 의사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끝으로, 적합업종 지정은 중소기업의 독과점 여부 자체보다는 대기업이 출점가능 신규지역 진입 시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를 적합성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대기업이 배제되거나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중소기업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하더라도 대기업 진출 시 중소기업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면 적합업종 선정에 실익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적합업종제도는 WTO 협정 등을 고려해 대기업으로부터 중소기업을 느슨하게 보호하는 민간 자율합의 시장보호막이다. 종전보다 중소기업보호 기능이 많이 약해진 적합업종제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격차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기업의 사업확장이 중소기업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느슨해진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끈을 단단히 동여 매는 방법을 고민할 때다. 당초 적합업종제도 도입 취지를 훼손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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