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산시청 대강당은 일자리를 구하려는 외국인들과 이들을 채용하려는 중소기업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불법체류 외국인 강제 출국시한(15일)을 앞두고 안산지방노동사무소가 개최한 ‘미취업 외국인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 2천여명의 외국인들이 몰린 것이다. 반월·시화공단의 중소기업들도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해 이날 행사에 참가했다.
태안에서 올라온 한 세탁기 부품 업체 사장은 “23명의 직원 중 불법체류자를 10명 정도 썼는데 이들 모두 체류기간이 4년을 넘어 회사를 떠났다”며 “당장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같이 일하면서 기술도 많이 숙련됐고 언어소통도 가능했는데 이들을 대체할 인력을 구하려니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최근의 심각한 인력난을 반영하듯 행사에 참가한 중소기업들은 외국인을 한명이라도 더 채용하기 위해 안간힘이었다.
업체별로 마련된 상담부스에서는 근무조건이나 급여를 중심으로 현장면접이 벌어졌고 상담부스를 얻지 못한 업체들은 업종과 급여조건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호객을 하는 시장 상인처럼 구인에 열을 올렸다.
공장 확장으로 일손이 크게 부족하다는 한 유리가공업체는 “이런 행사를 통해서라도 외국인을 채용해야 하는데 조건이 맞는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난감해 했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 대부분은 노동부에 불법체류 확인 등록은 마쳤으나 미취업 상태에 있다. 이들은 15일 이전에 취업확인을 받아야 체류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구직에 적극적이었다.
다니던 공장이 지방으로 이전해 새로운 직장을 구하러 왔다는 방글라데시 출신 근로자는 “체류기간이 2∼3년 미만인 외국인들은 대부분 불법체류 확인을 마쳤다”며 “4년 이상된 불법체류자들 상당수는 공장을 그만두고 숨어 지내며 정부의 조치를 지켜보며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취업확인을 받았다는 한 조선족은 사장을 대신해 일할 사람을 찾으러 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용역업체를 통해 외국인을 일용으로 썼는데 최근 용역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자취를 감췄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10개 중소기업이 참가, 700여명의 외국인을 현장에서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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