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취업난에도 생산직, 영업직 등 힘든 직종은 구직자들이 취업을 기피해 기업들이 오히려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구개발(R&D)직과 마케팅, 리서치 등 전문직종은 기업들이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대학이나 공공기관의 인력개발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채용정보 제공업체인 잡링크(www.joblink.co.kr)가 1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55%인 56개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직종을 묻는 질문에는 56개 기업 중 13개 기업이 '생산직'이라고 답해 기업들이 생산직 채용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직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다른 직종과 비교해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 '구직자들의 관심이 적다', '지원자가 적다' 등 구직자들의 생산직 기피 현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삼성코닝정밀유리 인사팀 관계자는 "회사의 여성인력 비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기능직 사원을 채용하고자 했으나 여성들이 생산관련직을 기피해 채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생산직과 함께 영업직과 판매·물류 관련직종도 구직자들이 기피하는 직종으로 56개 기업중 10개 기업이 이 분야의 인력채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한화유통 인사팀의 김복수 대리는 "구직자들이 사무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매장 판매나 물류관리 등 힘든 일은 직종에 맞는 인재를 찾아 채용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반면 연구개발직과 마케팅, 구매담당, 리서치 등 전문직종은 상당수 기업들이 관련지식을 제대로 갖춘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해 인력채용에 애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56개 기업중 연구개발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기업은 12개 기업이었으며 전문직종의 채용이 어렵다고 답한 기업도 12개 업체에 이르렀다.
SK제약 인사팀의 김성만 주임은 "지원자중 상당수가 지원자격에 미달하거나 경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며 특히 신입직 지원자의 경우 자신이 어느 분야에 지원해야 하는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마케팅직을 채용하려 했던 피죤 관계자는 "관련지식을 두루 갖춘 인재를 찾기 가 쉽지 않았다"며 "신입직은 교육비용 부담과 함께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진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채용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대해 구직자들의 잘못된 의식과 함께 대학이나 공공기관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있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잡링크의 김현희 실장은 "생산이나 영업직도 나름대로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전문분야라는 구직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대학이나 공공기관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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