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뮤지컬 시장의 최대 성수기다. 가장 큰 무대에 대형 신작들이 앞다퉈 선보이는 때다. 지난해 말에는 ‘킹키부츠’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작품이 첫선을 보이며 관객들을 무대로 이끌었다.

그런데 올해는 뮤지컬계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신작보다는 과거 인기가 검증된 작품들이 다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레미제라블’‘베르테르’ 등이 대표작이다. 이 세작품의 공통점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는 것.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최강군단으로 돌아왔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강력한 군단과 함께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1월 아시아 초연으로 화제를 모은 지 10개월 만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하고 강한 캐스팅. 김소현·바다·김지우가 매력적인 여인 스칼렛으로 분한다. 스칼렛과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레트 버틀러 역은 남경주·신성우·김법래·윤형렬이 맡았다. 그리고 에녹·정상윤·손준호가 스칼렛의 첫사랑 애슐리 윌크스를 연기한다. 애슐리의 아내 멜라니 해밀튼으로는 오진영과 정단영이 무대에 선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마거릿 미첼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미국 남북전쟁이 배경이다. 전쟁으로 인해 고난과 시련 속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 강인함과 사랑스러움을 모두 갖춘 여인 스칼렛 오하라의 삶과 사랑이 펼쳐진다. 비비안 리와 클라크 게이블 주연의 고전 영화로도 유명하다.

특히 스칼렛의 화려한 드레스와 황혼의 키스 장면 등이 이번 무대의 백미가 될 듯하다. 미국 제작진과 협의해 음악과 대본, 안무 등을 보완했기에 기대감을 키워도 좋겠다. 수험생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마련했다. 지난 17일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1월 31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따뜻한 인간애 … 레미제라블
‘레미제라블’ 또한 연말연시를 달굴 작품으로 첫손에 꼽힌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1895년 첫 공연된 이후 올해로 30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뮤지컬은 대작 중의 대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어 라이선스로 처음 선보인 것은 2012년으로 당시 4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는 한국어 초연 때 장발장을 맡았던 정성화와 일본 토호 프로덕션에서 장발장을 연기한 양준모가 장발장으로 분한다.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동양인 최초로 판틴을 연기한 전나영의 출연도 기대감을 부풀린다.

기구한 운명의 청년 장발장의 삶을 통해 용서와 사랑을 전한다. 사랑이 화두인 겨울 가장 낮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인간애를 되새기는 작품이기에 연말 공연으로 추천한다.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오는 28일부터 2016년 3월 6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베르테르’도 화려하게 막이 올랐다.

롯데를 사랑하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베르테르의 이야기를 그린다. 15년 동안 앙코르 공연을 통해 25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뮤지컬이다.

가슴아픈 사랑의 고백 … 베르테르
특히 올해 공연에서는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주인공 베르테르 역을 맡은 조승우의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을 감상할 수 있다. 애절한 연기 도중에도 능청스러운 애드리브로 웃음을 자아내는 노련미 넘치는 배우다.

순수한 처녀에서 베르테르의 사랑을 알게 돼 절규하는 여인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는 전미도의 연기 또한 기대해도 좋겠다. 이상현의 알베르트, 강성욱의 카인즈도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실내악 오케스트라의 서정적인 연주가 극의 감성을 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2016년 1월 10일까지 공연한다.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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