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간 패트롤이 주목한 이슈는 LG그룹의 대규모 CEO 인사이동이다. 우선 구본준(사진) LG전자 부회장이 LG그룹 지주사인 ㈜LG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구체적인 직책은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이다. 구 부회장은 그룹 차원의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2차전지, 물류 등 미래 주력 사업을 총괄한다.

기존에 계열사별로 추진하던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하나로 묶겠다는 것이다.

구 부회장은 LG그룹 오너가의 한명이다.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LG전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와중에 연구개발 인력을 대폭 늘리고 매출 대비 투자 비중도 확대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LG전자의 구원투수라는 별명을 듣기도 했다. 그에게 거는 기대도 컸지만, LG전자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위협하는 존재감을 확보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도 공존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을 세계 최초로 여는 등 전자 사업이 앞으로 새롭게 도약할 기틀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5년 만에 그룹의 핵심 계열사 경영에서 물러나 그룹 전체의 먹거리를 챙기게 됐다.

이밖에도 LG그룹의 인사이동 가운데 LG유플러스의 변동도 주목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개인적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 부회장은 통신 분야 만년 3등에서 최근 들어 SKT와 KT를 위협하는 강적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비운 자리에는 권영수 LG화학 사장이 새롭게 사령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부회장 승진도 점쳐진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사령탑은 기존 체제로 이어간다. 조준호 사장, 조성진 사장 등이 휴대폰 사업과 가전 사업을 계속 챙기게 됐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도 계속 경영 운전대를 잡게 됐다.

현재 LG그룹에겐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좀처럼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못내는 휴대폰 사업과 세계경기 부침에 따른 해외사업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이동이 대폭적인 물갈이나 파격인사가 없던 이유도 안정적인 현 체제 속에서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단연 그룹 경영의 중앙무대에 진출한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졌다.

- 글 : 차병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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