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필규(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기업은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가계부채는 급증하는데 금리인상은 임박해 있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의 축소로 수출은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성장의 3요소인 투자, 소비, 수출이 모두 벽에 막혀 있는 상황이다.

흔히 우리나라를 고급기술의 일본과 저급기술의 중국 사이에 낀 넛 크래커나 샌드위치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의 경영석학들은 이것은 현실을 잘 모르는 오만한 인식으로 중국은 이미 한국을 제치고 미국 반열에 올라 있고, 한국은 인도와 경쟁상대라는 뼈아픈 말을 하고 있다.

전직 경제수장을 지내신 분들은 언론매체와의 대담을 통한 경제진단에서 이대로 가면 한국경제는 끝장이라는 말을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최근에는 1000명의 지식인이 한국경제가 외환위기 직전과 상황이 거의 비슷하다면서 경제개혁을 촉구하는 선언을 내기도 했다.

상황이 왜 이 지경까지 온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국회 탓을 한다. 국회의원들이 경제개혁법안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이해나 정쟁에만 매몰돼 나라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만약 이런 진단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경제전망은 정말 암울하다.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을 통해 선출될 국회의원들도 지금의 국회의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먹구름 드리운 한국경제

국회를 움직이려면 국회의원을 바꾸기보다는 정부가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국회를 설득하거나 압박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불행히도 작금의 상황은 정부가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시키려 할 뿐 그런 주장을 국민에게 설득시키려는 노력과 능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게 아니라 다수 국민이 참여하는 열린 논의의 장이 마련되고 거기에서 결집된 민의를 바탕으로 정책이 추진되는 소통의 오픈정치가 필요한데 여당과 야당이 그리고 정부와 국회가 서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닫힌 불통의 정치를 하고 있으니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기업경영은 어떠한가? 이 역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강성노조가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말 그럴까? 만약 이러한 진단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경제전망은 더욱 암울해진다.

갈수록 고용불안과 임금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부 근로자들은 노조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을 것이고 이것이 경영자의 독선적 원맨 경영과 부딪치면 갈등은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 전반 투명성 제고를

강성노조를 약화시키려면 기업경영도 내부에서는 투명경영에 기초한 비전공유가 이뤄지고 외부와는 부족한 힘을 서로 합해 경쟁력을 높여가는 오픈경영이 필요한데, 현실을 보면 경영은 불투명하고 독불장군식으로 닫힌 나홀로 경영을 고집하는 경영자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미래의 주역이 될 청년들은 어떠한가? 적지 않은 청년들이 스스로를 ‘흙수저’라 자조하며 ‘헬조선’이 자신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말 그럴까? 만약 이러한 진단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청년들의 미래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불공정과 부패가 만연된 우리 사회에서 헬조선도 좀처럼 바뀔 것같지 않기 때문이다. 헬조선을 탓하면서 분노와 좌절만 하기보다는 ‘한손엔 창업’‘다른 한손엔 투표’를 통해 일자리 없고 불공정한 한국사회를 바꿔보겠다는 패기와 오픈 마인드를 갖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인 대책이 아닐까?

국회 때문에, 노동조합 때문에, 헬조선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탄식을 하기보다는 국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에도 불구하고, 헬조선에도 불구하고 오픈정치, 오픈경영, 오픈마인드로 암울한 현실을 바꿔나가겠다는 오픈코리아로의 패러다임 전환만이 위기에 빠진 한국호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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