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에도 필요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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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에도 필요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2052
  • 승인 2015.12.1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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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호(경북대학교 명예교수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주도한 지난달 14일의 제1차 민중 총궐기대회는 폭력과 불법으로 얼룩졌다. 7시간 가까이 서울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든 이 집회를 지켜보던 많은 국민들은 우려와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집회에서 주먹을 불끈 치켜들고 “나라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라는 선동구호를 외친 사람이 민노총의 한상균 위원장이다. ‘총파업’과 ‘강경투쟁’을 줄기차게 주장하던 그는 과격한 시위가 진행되는 틈을 타 조계사로 은신했다. 그로부터 25일간 그를 체포하려는 경찰과 집요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는 지난 10일 자진출두 형식으로 조계사를 나왔다.

그는 조계사측의 퇴거요구를 받을 때 마다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000만 노동자의 소명을 차마 저버릴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를 비롯한 민노총 간부들은 입만 열면 ‘2000만 노동자의 권리’를 들먹이며 전체 근로자의 대표인양 행세한다. 그러면 과연 민노총이 한국 노동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것일까?

노조 조직률은 불과 10.3%

고용노동부의 집계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우리나라 임금근로자는 모두 1931만명인데, 이중 노조 가입자는 10.3%에 지나지 않는다. 노조 조직률이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조원 중 민노총 소속인원은 33.1%인 63만여명으로 이는 전체 근로자의 3.3%에 지나지 않는 수치이다.

민노총의 주축은 급여수준이 높고 안정적인 대기업 노조, 전교조, 전공노(전국공무원조합) 등이다. 하나같이 젊은이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선망의 직장들이 소속돼 있다. 현실이 이러할진대, 민노총이 과연 우리나라 약자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인가? 민노총은 기회 있을 때마다 전체 근로자의 32%를 차지하는 627만 비정규직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 경우가 많다.

민노총이 개악이라고 얘기하는 파견 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근로자는 대부분 찬성하고 있다. 한국 노동경제학회 등이 기간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계약기간 2년 연장 안(2년+2년)에 71.7%가 찬성했다고 한다. 당사자들이 오히려 현실적 대안이라 판단하고 희망하는 것을 실시하려고 하는데, 민노총에서는 이를 개악이라고 부른다.

민노총에 바라는 몇가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평범한 시민으로서 민노총에 몇가지 무리한 주문을 하고자 한다.
첫째로 철저히 ‘기업을 적’으로 여기는 ‘계급론’에서 빨리 벗어나길 바라고 싶다. 자본가와 싸워서 노동자의 권익을 쟁취해야 한다는 낡은 이념의 프레임을 고집한다면 민노총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된다.

기업의 성장과 발전이 곧 근로자의 후생과 복지에 직결된다는 인식 하에 노조가 생산성 향상에 앞장서주길 바라고 싶다.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경쟁 속에 수출이 줄어들고 경쟁력과 잠재성장력이 악화되는 등 한국경제의 위기적 상황에서 경영자와 노동자가 함께 공생의 길을 찾아야 될 줄 안다.

둘째로 노동계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다는 것을 민노총이 보여주길 바란다.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이 하도급 업체와 중소기업에서 먼저 일어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양보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노력이 강화되고, 중소 영세기업의 위상과 복지가 향상되도록 터전을 마련해 주는 것이 민노총의 시대적 사명이라 하겠다.

셋째로 노동개혁에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주길 바란다. 노동계의 목소리가 강했던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최근 높은 실업률과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노동개혁을 통한 경제체질개선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은 좋은 참고가 된다.

끝으로 민노총이 그 이름에 걸맞게 폭력투쟁과는 결별하고, 민주주의적 행동양식으로 법치주의의 실현에 앞장서주길 비란다. 노동조합은 작업장과 근로조건,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개선하려는 공동의 목적으로 뭉친 근로자의 모임이란 원론적 얘기를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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