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경과 기암괴석, 옥수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단연코 가평군이다. 가평 지역에서도 경반리 칼봉계곡은 외지인들에게는 아직까지 큰 인기를 얻는 곳이 아니다. 이 지역 일대의 계곡들에 비해 수량이나 맑기, 풍광이 빠지지 않는 데도 북면 적목리보다 덜 알려져 있다. 가는 길이 다르지만 경반계곡과 용추계곡이 인접해 있다.

용추계곡의 발원지인 칼봉(경반)계곡은 경반리 마을을 지나서 시작된다. 평범한 마을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안쪽에 숨겨진 계곡을 간과하게 한다. 경반리는 마을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거울과 연관이 된다. 거울처럼 비쳐지는 반석이라는 뜻으로 대체적으로 바위가 넓적 넓적하고 물이 투명하고 맑다. 계곡 위의 수정봉(437m)에서 수정 같이 맑은 물이 흘러 내리고 있는 것이다.
계곡을 오르면 처음 만나는 풍광은 범소다. 바위가 넓어서 사람들이 앉아 쉬기에 편하다. 이 소에 옥녀봉의 그림자가 비쳐지면 이따금 선녀들이 조용히 머리를 감고 간다고 한다. 라이온스 별장을 지나면 백학동이 시작된다. 백로가 많이 살아서 백학이란 말이 전해오는데 마을 생김이 배 같은 형국이라고 해서 배골이라고 했다는 얘기도 있다. 범소, 궁소 등의 풍광은 절로 탄식이 나올 만큼 환상적이다. 궁소 유원지를 지나면서 잠시 인가는 끝이 난다.
사람 손이 전혀 물들지 않은 계곡엔 너른 바위가 있어 누워 잠을 자기에도 충분하다. 제법 물이 고여 있는 곳에는 씨알 굵은 다슬기가 있다. 물이 맑아 그대로 비친다. 봄이 되면 머루순, 두릅 등 산나물이 많이 난다. 여름이면 발이 시려울 정도로 맑은 계류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으며 가을, 겨울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할 만하다.
계속 오르면 회목동. 이곳은 폐교된 경반분교가 자리하고 있고 서너집 민가가 나선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오르면 경반사라는 절집이 있다. 경반사를 지나면 이내 수락폭포 팻말이 나선다. 수락폭포까지는 산길을 따라 5분 정도만 가면 된다.
수락폭포는 높이 25m. 폭포 아래에서 쳐다보면 골짜기가 산정까지 잇닿아 있는 듯하고 물가에 서면 맑은 날에도 지척을 분별할 수 없을 만큼 구름안개가 자욱하다. 군내에서는 제일 크고 아름다운 폭포다.
매표소에서 폭포까지는 약 4.5km정도, 천천히 올라가면 하루해 전부가 소요된다. 승용차 통행은 어렵고 대신 4륜구동차량은 수락폭포 입구까지 진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마을 즈음에서는 돌길이 많아 운전하기에 만만치 않으므로 유의하길. 칼봉산을 중심으로 동남쪽으로는 가평읍이 있고 서북쪽으로는 마일리로 통하는 등산코스가 있어 산행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용추 계곡
칼봉산을 발원지로 형성된 용추계곡에는 9개의 이름을 갖춘 탁월한 풍광이 있어 용추구곡이라고 불린다. 용추폭포를 시작으로 와룡추, 무송암, 탁령뇌, 고실탄, 일사대, 주월담, 청풍협, 귀유연, 농완개 등 옥계구곡이라 부르는 아홉 군데 아름다운 경치가 있다.
10km에 달하는 용추계곡은 한마디로 장관이다. 계곡 위로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계곡물이 고여 자연풀장을 만들고 있다. 용이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와룡추. 일명 미륵바위라 불리는 무송암촌. 미륵바위는 높이가 3m나 되고 둘레도 2m가 넘으며 그 생김생김이 마치 남근같다고 해 남근석이라고도 한다. 옛부터 이곳 미륵바위에서 복을 빌었고 간혹 이 돌을 떼어 달여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 해서 주름진 부분을 떼어 갔다고 한다.
공무원 휴양소가 있는 자리엔 탁령뇌가 있다. 계곡 양안에 깔려 있는 바위사이로 구슬같이 부서지는 물방울들이 쏟아지는 형상을 이룬다. 휴양소를 지나면 개인이 만들어 둔 용추자연휴양림(031-582-2666, 582-9068) 산막이 있다. 이어서도 아름다운 계곡이 이어진다. 이곳은 옛부터 경치가 아름다워 수많은 피서객들이 찾아들던 지역이다. 하지만 지금은 풍광 옆으로 들어선 수많은 음식점들 때문에 빛을 잃어버렸다. 연인산으로 이어지는 등산코스가 있다.
■대중교통 : 상봉터미널에서 가평읍 직행 버스 이용. 경춘열차 이용. 경반리나 승안리 군내버스 이용.
■자가운전 : 경춘가도 46번지방도로-가평읍-인천집-가평군청 뒷길-경반리-마을 끝자락에 매표소·가평-승안리 표지판 따라 가다가 경반리 팻말 나오면 좌회전-군부대 옆길을 이용하면 경반리. 곧추 직진하면 용추폭포길.
■별미집·숙박 : 아직까지 이렇다할 음식점이나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곳이다. 경반리 마을에는 철목으로 잘 지어놓은 산수녹원(031-581-3232), 경반리쪽에는 계곡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솔밭 휴양지(031-582-4527)와 궁소폭포 유원지(031-582-6915)가 있다. 솥밭 휴양지 숙박동 방안에는 장작불 지피는 구들이 따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 특징. 용추폭포 앞에는 용추폭포 리조트(031-582-5666)가 있다. 풍광이 가장 좋은 곳을 배경 삼았다. 두 곳 다 민박이 되며 휴양림 산막을 이용해도 된다.

이 혜 숙 여행작가(http://www.hyesoo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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