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의 전략

인드라 누이는 매출 667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회사인 펩시코 CEO다. 펩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미국 브랜드 중 하나지만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경영을 맡은 지 6년 차에 들어선 인드라 누이에게 올해는 한숨 돌릴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몇년 전 인드라 누이는 과감하게 사업 전략을 변경했다. 건강에 해로운 과자와 음료에서 벗어나기로 한 것이었다. 그녀는 선견지명을 갖고 강력하게 이 전략을 추진했다.

펩시코의 주요 상품인 탄산음료와 감자칩은 최근 담배 다음으로 해로운 음식으로 치부되고 있다. 탄산음료 판매량은 지난 9년간 14% 하락했고, 펩시의 시장 점유율도 함께 떨어졌다. 펩시의 주력 사업인 탄산음료의 시장점유율은 2006년 31.2%에서 2010년 29.3%로 거의 2%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회사 주가는 S&P 지수와 코카콜라 주가보다도 성적이 좋지 못했다.

2012년 2월 주가는 6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누이는 이때 자신의 전략을 수정했다. 탄산음료와 감자 칩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주식은 다시 사들이고, 3년 동안 비용을 30억달러 가량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책임은 전부 내가 진다”고 말했다.

펩시코는 매출과 이익을 4년 동안 유지하기 위해 힘에 부치는 싸움을 펼쳐왔다. 그러나 서서히 녹색 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 인드라 누이는 펩시코의 제품을 세가지로 분류했다. ‘즐거움 (fun for you)’(감자 칩과 일반 탄산음료 등), ‘좀 더 좋음 better for you)’(다이어트 혹은 저지방 과자, 탄산음료 등), ‘좋음(good for you)’(오트밀 등)이다.

그리고 자신이 공표한 내용에 투자했고, 불량 식품에 쓰이는 자원을 건강한 대안 쪽으로 옮겨 활용했다. ‘즐거운’ 제품에 건강성 측면을 늘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지난 3년간 개발된 신제품이 현재 펩시코 매출의 9%를 차지하고 있다. 2012년 7%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2014년 펩시코의 유기농 상품 매출액 증가율은 4%에 달했다. 펩시코 측은 이를 회복의 좋은 조짐으로 보고 있다. 펩시콜라와 프리토-레이 (Frito-Lay)가 합병된 지 50년이 된 2015년에 축하할 만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덕분에 한때 거의 죽어 가던 펩시코 주가도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난 3년간 S&P500을 따라잡지는 못했어도, 경쟁사 코카콜라의 주가는 떨어뜨렸다).

인드라 누이가 좀 더 건강한 제품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지만, 펩시코는 여전히 수익 대부분을 불량식품에서 올리고 있다. 2014년 북아메리카의 프리토-레이에서만 이익의 36%가 발생했다.

인드라 누이가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누이의 광고 및 마케팅 비용절감을 탓했다. 78억달러나 들여 병 제조사들(bottlers)을 재인수하는 바람에 투하자본수익률이 낮아졌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현재 펩시코는 제품 판매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거대 체인과의 관계 향상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거대 소매 체인과의 공동작업은 2011년 세븐일레븐이 연구를 통해 새로운 맛의 게토레이를 제안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펩시는 6개월간 세븐일레븐 전용 쿨 블루 체리 게토레이를 생산하는데 동의했다.

그후 6개월 간 총 25만병이 판매됐고, 쿨 블루 체리 게토레이는 가장 인기가 좋은 맛이 됐다. 지난해 세브일레븐은 도리토스 로디드와 마운틴 듀 솔라 플레어 세트를 독점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타코벨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개발한 도리토스 로코스 타코가 타코벨 사상 최대 출시 판매고를 기록하며 10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인드라 누이의 전략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올바른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탄산음료 의존도가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카콜라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인드라 누이는 여성이자 외국인, 전략 컨설턴트 출신으로 업계의 다크호스였다. 또 펩시코의 다섯번째 경영 책임자로 전임자 중 한명을 제외하곤 누구보다 장수하고 있다. 아울러 적어도 지금까진 주주행동주의자 보습을 보이고 있다. 또 언제나 활기차 보인다.

인드라 누이와 그녀가 이끄는 회사가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까? 또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계속 유지하고 개선할 수 있을까? 그것이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글 : 하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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