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면서 3개월 만에 0%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농축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고, 집세 상승률은 거의 3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르는 등 체감 물가와 지표 물가 간의 괴리는 더 커졌다.

담뱃값 인상 효과 소멸 탓
통계청(청장 유경준)이 지난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8% 상승하는데 그쳤다.

재작년 12월부터 11개월째 0%대를 이어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1.0%를 나타냈고, 12월에는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1.3%를 기록했지만 이번에 다시 0%대로 밀렸다.

작년 1월의 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를 0.58%포인트 끌어내렸다. 2015년 1월 상승한 담뱃값은 지난해 내내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 왔다.

또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석유류 제품이 1년 전보다 10.3% 하락하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0.43%포인트 하향조정하는 효과를 냈다.

지난해 2%대를 유지했던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진 것은 2014년 12월(1.6%) 이후 처음이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부문 가격도 상승했지만 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고 저유가 때문에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하방 요인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우 과장은 “작년 12월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가 -0.73%포인트에서 올해 1월에는 -0.43%포인트로 0.3%포인트 상승했다”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국제유가 하락폭이 1월 들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낮다는데 장바구니는 ‘텅’
물가상승은 낮은 폭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찮다. 한우 등을 비롯 배추, 시금치 등 채솟값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에서 지난 1일 거래된 배추 1kg 가격은 2881원으로 1년전보다 50.7% 올랐고 한달 전 기준으로도 28.5%나 상승했다.

지난 1년간 급등해 주부들의 시름을 깊게 만든 양파와 대파값(1kg)도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양파는 1년전보다 94.2% 상승했고 대파값은 92.2% 올랐다. 다만, 지난달 보다 23.4% 오른 대파와 달리 양파는 전월대비 2.3% 하락했다.

마늘(깐마늘)은 전년보다 50.6% 올랐고 무 1개 가격은 1811원으로 49.9% 상승했다. 양배추 38.2%, 애호박 21.2%, 당근 23.5%가 각각 오름세를 나타냈다.

축산물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우갈비 100g은 506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올랐고 한우등심(100g)도 21.0% 상승했다. 한우불고기 가격 역시 23.9% 오른 4394원에 거래되고 있다. 돼지 삼겹살 100g은 전년동기 대비 9.0% 오름세를 기록했다.

공공요금 등 서비스 부문 물가는 2.4%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30%포인트 올렸다.

특히 서비스물가 상승폭(2.4%)은 2012년 1월(2.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8.1% 하락했다. 집세는 전월보다 0.2%, 지난해 1월보다 2.9% 각각 상승했다. 집세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13년 2월의 3.0% 이후 가장 높다.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 요금은 모두 1년 전보다 2.2% 올랐다.
공공서비스 중에서는 시내버스료(9.6%), 하수도료(23.4%), 전철료(15.2%)가 1년 전보다 많이 올랐고 부동산중개수수료(-2.6%)는 하락세를 보였다.

개인서비스 항목 중에선 공동주택관리비(4.1%), 학교급식비(10.1%), 구내식당식사비(5.0%), 학원비(중학생 2.7%)가 지난해 1월보다 상승했다. 반면에 도시가스연결비(-15.7%), 국제항공료(-5.4%), 단체여행비(해외:-2.1%), 국내항공료(-10.9%)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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