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익산에 있는 광학렌즈 제작업체엔 P사는 지난해 109명을 신규채용했다. 이중 무려 89명이 35세 미만 청년이다. 2009년 문을 연 P사는 초정밀 가공기술 및 광학설계 기술로 단기간에 첨단기술 사업화에 성공, 최근 공장 2개를 신설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대전 소재 컴퓨터시스템 자문·구축 서비스 업체인 S기업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56명을 새로 채용했다. 이 회사는 자녀학자금 지원, 콘도·리조트 지원, 건강검진 등 대기업 못지않은 복리후생제도로 재직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같은 복지제도를 제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공공 SW사업에서 중견 IT업체들을 제치고 높은 기술평가를 획득하는 등 뛰어난 수주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 서울에 있는 유·공압기기 제조업체인 T사는 지난해 신규 채용한 직원 25명 가운데 15명을 청년으로 채웠다. 20년 이상 축적된 기술과 마케팅을 자랑하는 이 회사는 과감한 인력 확보를 통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선두기업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위 사례처럼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인적 자원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는 배경에는 중소기업계가 힘을 합쳐 추진하고 있는 ‘청년 1+ 채용운동’이 자리잡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를 비롯한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메인비즈협회 등 중소기업계가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해온 ‘청년 1+ 채용운동’이 2015년 12월말 기준 13만3455개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당초 목표보다 5개월이나 앞당긴 것. 삼성그룹이 지난해 전 계열사를 통해 채용한 1만4000명 가량과 비교하면 무려 열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청년 1+ 채용운동’은 중기중앙회 등 15개 중소기업단체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일자리 창출 캠페인이다. 기업 1개가 청년을 1명 이상 채용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9988’中企가 앞장서 청년 채용
중소기업계가 이 같은 캠페인을 벌인 데에는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청년 일자리 창출은 소수 대기업이 아닌 ‘9988’(전체 기업체수의 99%, 근로자수의 88%)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식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지난해 중기중앙회가 발간한 ‘2015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간(2008~2013) 중소기업 고용 증가인원은 195만4000명으로 전체 고용증가의 85.9%를 담당하며 신규 일자리창출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상지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은 규모(사업체수, 종사자수)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산업 종사자수는 2008년 1307만명에서 2013년 1534만5000명으로 227만4000명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고용 증가인원은 195만4000명으로 전체 고용증가의 85.9%를 차지했으며, 반면에 대기업 고용 증가인원은 32만1000명에 그쳐 전체 고용증가의 14.1%를 차지했다.
중소기업계는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청년 1+ 채용운동’  캠페인의 출범을 알리고 올해 5월까지 총 13만명을 채용하기로 다짐한 바 있다.

중소기업계의 이같은 다짐에 박근혜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주시고 계신 여러분이야말로 사실 많은 국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찾게 해 준 고마운 분들”이라며 “특히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격려했다.

이어 각 단체는 지난해 6월부터 회원사 중심으로 대상 업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청년 채용을 독려하는 한편 채용 동향을 점검해 왔다.
이번 점검 결과에 따르면 7개월간 5만1215개 업체에서 총 13만3455명의 청년을 채용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소기업계는 청년 1+ 채용운동이 홍보성 캠페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채용독려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원사에 직접 접촉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기중앙회는 조합원사 등 참여대상업체 2만2061개 DB를 확보,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전 직원에 담당업체를 할당해서 전화로 직접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는 한편 채용에 따른 다양한 인센티브를 소개하는 등 길라잡이 역할을 맡았다. 그 결과 지역별 우수기업 등 1813개 신규참여업체를 발굴, 총 2만2642개 업체에 채용을 직접 독려했다.

이와 더불어 참여 중소기업 중 중기중앙회 공제기금 가입사업장에는 금리인하 혜택을 부여하고 채용 및 인력운용과 관련된 각종 정부지원 제도를 집대성한 책자를 제작, 배포했다. 또한 TV와 라디오를 통해 공익광고도 송출하는 등 기업참여 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중기중앙회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유관단체들도 청년 일자리 창출에 두팔을 걷어붙였다.

中企단체들 캠페인 공동추진 ‘성과’
벤처기업협회는 1810개 벤처기업에 직접 전화해 캠페인 참여를 안내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여성벤처협회와 공동으로 제주도에서 벤처썸머포럼을 열고 300여명의 벤처기업가들과 함께 ‘청년채용 1+ 꿈나무’ 이벤트를 실시했다.

‘1사 3인 채용캠페인’을 내세운 이노비즈협회는 전국지회(9개)의 일자리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청년인턴제, 장년·시니어 인턴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자 취업연계 등 각종 취업지원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5만여 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일자리창출 분야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메인비즈협회는 인증사 중 5000개사에 대해 채용증가인원을 직접 조사했으며, 굿모닝 CEO 교육을 통해 전국 5089명의 중소기업 CEO에게 캠페인을 홍보하고 1사 1인 채용을 독려했다.
그 밖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벤처캐피탈협회 등 관련 중소기업 단체들도 인력양성과정 운영, 해외취업연계사업 등 단체별 특성에 맞는 청년채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당초 계획대로 올 5월까지 ‘청년 1+ 채용운동’을 지속 추진하고, 단체별 채용실적을 최종 집계해 5월말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1년간의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저성장의 터널을 벗어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면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소명이며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는 희망을, 중소기업에겐 기회를, 대한민국에게는 미래를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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