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열전] 임성주 케이엠디지텍 대표

“기술을 가졌다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져야합니다. 우리나라가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같은 기술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기술이 있으면 사회생활을 할 때 큰 무기가 됩니다.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세요.”

35년 간 전자·통신 분야 기술 상품 개발에 힘써 온 임성주(사진) 케이엠디지텍 대표는 기술인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으로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임 대표는 직장생활 10년 차에 안정된 직장을 벗어나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경험부족으로 광명전자라는 회사 간판을 내걸 틈도 없이 일년 만에 사업 자본을 모두 날려 버렸다.

하지만 시름에 잠긴 임 대표에게 고향친구가 손을 내밀었고 1991년 ‘전선 절단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제품 가격을 40%나 인하하는 효과를 가져왔고 2001년 ‘우수 자본재 개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선 절단기’와 ‘전자식 자동가공장치’의 개발을 통해 입지를 다진 그는 2001년에는 신사업인 와이어링 하네스 장비개발 국산화에 성공했다.

“와이어링 하네스를 90년대 후반에 처음 봤을 때 우리 회사가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동차에는 보통 1500개의 전선이 들어가는데, 와이어링 하네스는 인체구조로 비유하면 신경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어요. 차량 내 복잡하게 얽힌 전선들이 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배선 구조물이죠. 우리 회사만의 독자적인 와이어링 하네스 제품을 개발하는 데만 3년이 걸렸어요.”

이후 광명전자의 와이어링 하네스는 빠른 속도로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
현대자동차, 삼성 등의 국내 굴지 기업 외에도 2000여 곳의 중소기업들이 광명전자의 와이어링 하네스 장비를 찾았고, 기술력을 인정받은 광명전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제조에 소요되는 와이어링 하네스 장비의 60%를 납품했다.

2000년 초반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부품의 국산화로 수입대체 효과가 70~80억 규모에 달했고, 현재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하고 있다.

광명전자의 와이어링 하네스 장비 개발 국산화 성공은 사세를 확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2000년 6월 임 대표는 광명전자의 이니셜을 따 지금의 (주)케이엠디지텍으로 회사를 법인 전환했다.
18명의 전문 개발인원을 둔 부설연구소도 만들어 매출액 대비 1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중국, 일본, 터키, 미국 등지에 대리점이 생겨나고, 중국을 비롯해 멕시코, 캄보디아, 베트남, 이란 등에 제품이 수출되고 있다.

임 대표는 올해 와이어링 하네스 장비의 새 브랜드인 ‘LIMS’를 론칭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 LIMS는 8년 간 연구 개발 끝에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연매출 130억원, 기업신용등급 AA의 건실한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키기까지 많은 풍파를 겪었던 임 대표. 그는 무엇보다 사람이 제일 귀하다고 말한다.

“지금의 성공은 저 혼자 잘 해서 잘된 게 아니라 주변에 많은 분들이 저를 도와줬기 때문에 잘 된 거예요. 더 많이 벌어서 더 많이 베풀고 싶어요.”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한 ‘2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꼽힌 그는 앞으로 후진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2011년부터 수원과학대학교와 MOU를 체결해 매년 실습생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하며 채용까지 연계하고 있고, 회사를 학생들의 직업체험 학습장으로 공개하고 있다.

“나중에는 교육 사업을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청년들에게 제가 배우고 터득한 기술을 가르쳐줘 먹고 살 수 있도록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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