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인공지능 개발에 힘 쏟는 구글

▲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세기의 대국이 열린 지난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을 찾은 시민들이 프로기사의 대국 해설을 보고 있다.

구글이 인공지능(AI) 전문가를 검색 알고리즘 개발 책임자로 지명해 주목받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구글은 인공지능 전문가인 존 지난그레아를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그룹을 이끌도록 했다.

존 지난그레아는 그동안 인간의 뇌 신경망을 모델로 삼고 있는 네트워크인 ‘랭크브레인’ 사업을 책임지면서 인공지능을 활용, 인간 프로그래머의 개입 없이 검색 순위 매김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해온 인물이다.

구글은 현재 인공지능이라는 뜨거운 분야를 주도하고 있고 있다. 이 회사는 숫자와 단어로부터 반복되는 양식을 읽어내는 것 같은 일을 점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컴퓨터들은 ‘핼 9000(HAL 9000·공상과학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나오는 인간을 위협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의 이름)’이 아니다.

하지만 검색어 같은 빅데이터로부터 소량의 정보를 생성할 수 있는 컴퓨터는 실리콘밸리 기업에게 많은 것을 의미한다. 로봇이 읽고 운전하는 것을 넘어 사실상 생각까지 하는 미래에 다가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존 지난그레아의 전임자는 15년전 입사해 구글의 검색 엔진 기술을 세계 정상급으로 올려놓은 아미트 싱할이다. 인도 출신 엔지니어인 싱할은 검색 결과에 순위를 매기는 알고리즘을 개선해 구글이 인터넷 영역에서 확고한 장악력을 갖추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최근 수년간 스마트폰 앱의 급부상에 따른 새로운 검색 수요에 부응할 접근법을 모색해 왔다.

순위 알고리즘은 인터넷에 범람하는 각종 정보를 찾아 분류하는데 핵심적인 기술이다. AI 전문가가 개발을 책임지게 됐다는 것은 구글이 궁극적으로 인간 대신 기계에 중추적 역할을 맡길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구글은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지식 그래프는, 예컨대 검색창에 ‘세르게이 브린의 순자산’ 같은 질문을 치면 검색 결과가 옆에 상자로 뜬다. 인공지능이 기계 학습 능력을 이용해 즉각 데이터 베이스를 찾아 사용자가 진짜로 원하는 결과를 예측하고, ‘검색’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질문에 대한 답을 웹에서 정렬해 보여주는 것이다. 스타트렉 우주선 ‘스타십 엔터프라이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다른 기술에 비하면 인공지능에 훨씬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구글은 핵심 사업의 전반적인 질을 높이면서 자율주행차와 같은 새로운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자원을 쏟아 붓고 있는 기업은 구글만이 아니다. IBM의 왓슨(Watson) 사업부도 인지컴퓨팅 분야에 혁신을 불러왔다. 그러나 구글은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약 1년 만에 기계 학습 그룹에서 일하는 팀이 단 몇 개에서 1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올해 구글 시스템의 컴퓨팅 사용량에서도 기계학습 관련 코드가 가장 많았다.

물론 인공지능에 대한 미래가 썩 밝은 것만은 아니다. 인공지능 관련 전문지 ‘서치엔진’의 대니 설리번은 인공 지능이 비록 중요성을 더해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계가 가까운 장래에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을 장악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인간이 어떤 정보를 가장 유익하다고 볼 것인지에 대해 예측하는 일은 여전히 힘든 과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전문가가 구글의 순위 알고리즘 개발의 책임자로 발탁됐다는 것은 장래의 언젠가는 순위를 매기는 업무의 상당부분이 기계에 넘겨지게 될 수 있음을 예고해주는 것이라고 미국 로컬 서치 협회의 애널리스트인 그레그 스털링은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기술 변화 때문에 언젠가 구글의 검색 엔지니어들이 기계에 밀려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일정 수준의 인간 감시는 지속될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통제실에는 누군가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오래전부터 할리우드 영화 ‘스타트렉’에 등장한 가공의 지능형 컴퓨터를 완벽한 검색 엔진의 모델로 간주하고 있었다. 스타트렉 컴퓨터가 현실이 된다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상상이 안 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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