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활발한 기업 인수합병(M&A)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조원 대어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최근 1조1300억원에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한데 이어 앞으로 있을 방산업체 두산DST 인수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시몬느와 공동으로 세계 1위 자동차 가죽 카시트 업체 GST오토레더를 인수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건 김병주(사진) 회장이다. 김 회장은 사모펀드 업계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하버드MBA를 졸업한 김 회장은 골드만삭스 등을 거쳐 1999년 당시 최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으로 옮겼다.

이듬해 김 회장은 한미은행을 인수하며 기록적인 성과를 남겼다. 3000억원에 산 한미은행을 7000억원에 팔았다. 칼라일 설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자와 수익이었다.

아시아 바이아웃 시장의 성장성을 확신한 김 회장은 2005년 독립을 선언한다. 칼라일 내 홍콩과 일본 헤드였던 인물들과 함께 MBK1호 펀드를 만들었다. 15억달러 규모로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MBK란 김 회장의 영문이름 Michael Byungju Kim에서 따왔다.

김 회장은 ‘규모의 경제’를 중시한다. 투자처도 1조원 이상의 대형 M&A에 주로 베팅한다. MBK가 국내에서 운용하는 펀드 설정액 역시 각 1조원을 넘는다. 2005년 설립한 1호 펀드는 1조원, 2008년 설립한 2호 펀드는 1조5000억원, 2013년 세운 3호 펀드는 2조9000억원이다. 여기에 각종 프로젝트 펀드를 더하면 6조원이 넘고, 기관투자자들의 차입금까지 더하면 11조원에 이른다.

최근 연이은 투자에 대해 업계에선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온다. 지난 투자가 좀처럼 회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MBK가 인수한 씨앤앰, 코웨이 등을 시장에 다시 내놓았지만 좀처럼 인수자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인수자금에 대한 상환비용이 부담된다.

그렇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펀드 전체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1, 2호 펀드는 총 21개 기업에 총 30억6000만달러(약 3조3366억원)를 투자해서 30억달러(3조3,000억원)를 회수, 이미 투자 원금은 확보했다. MBK가 국내 재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과거 ‘먹튀’ 논란을 빚었던 외국계 사모펀드처럼 나쁜 영향을 미칠지, 토종 사모펀드라는 기대 섞인 이름처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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