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중소기업 가운데 외부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 경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BK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가 종사자 수 5인 이상의 중소기업 4500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8~9월 진행한 ‘2015년 하반기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외부차입금이 없는 중소기업이 44.6%로 나타났다.

2014년 말을 기준으로 지난해 초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 외부차입금이 없는 기업의 비중이 37.9%였던 것보다 반년 사이에 6.7%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이 조사는 중소기업의 금융 실태와 조달 여건 등을 파악해 금융정책과 연구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상반기에 처음 시행됐다.

외부차입금이 없는 이유로는 ‘내부유보 자금으로 충당이 가능해서’(79.3%), ‘대표이사의 무차입 경영철학’(9.2%), ‘담보부족 등으로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워서’(7.5%),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대출 상환’(2.0%) 등이 꼽혔다.

특히 담보부족으로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웠다고 답한 비율이 2014년 말 3.2%에서 4.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금융기관 등에서 신규대출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5%였다.

이 역시 앞선 조사에서 2014년 신규대출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인 32.2%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새로 대출받은 돈의 사용처 중 설비투자에 사용한 비율도 21.1%로 앞선 조사의 23.6%보다 줄어들었다.

반대로 인건비와 임차료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비율은 2014년 말의 65.4%에서 69.3%로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특히 건설업에서 차입금을 운영자금(80.6%)으로 주로 사용하고 설비투자(5.8%)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차입 여건은 오히려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에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 기업의 비율은 3.7%로, 2014년의 6.9%보다 줄어들었다.

은행에서 신규대출을 받은 경우 평균 금리도 신용대출 4.19%, 담보대출 3.75%, 신용보증서담보대출 3.67% 등으로 저금리 기조 속에 2014년보다 모두 하락했다.

중소기업들은 정책자금 이용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정책자금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의 비중은 4.1%로 앞선 조사의 5.1%보다 소폭 줄었다. 평균 대출금액은 2억5500만원으로 2014년의 3억4200만원보다 줄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