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업종 5년, 함께사는 大·中企] 정남식품

‘두부’ 하나로 30년이란 세월 동안 업계를 이끌어 온 정남식품은 대기업 납품과 소매 판매, 단체 급식 납품과 OEM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정남식품의 창업자 김정남 회장은 처음 두부 제조업에 뛰어든 후 23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앞치마를 두르고 장화를 신고 현장을 드나들었다.

품질에 이상이 생길 경우 바로 현장을 확인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개선점을 찾아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명품 두부’라는 브랜드 명이 무색하지 않을 최고 품질의 두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그 앞치마를 아들인 김석현 대표에게 물려줬다.

두부 한모가 만들어지기까지 들이는 이 곳의 노력과 정성은 각별하다.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것은 기본, 콩을 깨끗이 세척하고, 적정 시간 동안 불리고, 부드럽게 갈고, 끓인 후 여러 번의 여과 과정을 거쳐 응고시키고 최종 제품으로 탄생하기까지 10여 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 어느 과정 하나 중요하지 않은 과정이 없다.

정남식품은 더욱 완벽한 품질을 위해 2010년 HACCP 인증을 받았다. 1년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쳐 HACCP 인증을 획득한 후 반도체 제조 설비에서나 볼 법한 클린룸(Cleanroom) 시스템도 도입했다.

김석현 대표는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게 된 배경으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합의를 들었다.

“두부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정체기에 빠져 있던 때였어요. 그러나 다행히 두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 대상 품목으로 합의돼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면서 저희 같은 중소기업이 보다 편안한 마음과 기업 환경에서 품질혁신을 위한 투자를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적합업종 합의 후 공장의 모든 상황을 사무실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모니터를 설치해 혹시 문제가 생기면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도 했습니다. 이는 언젠가 매출과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014년 말, 두부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으로 재합의돼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중소기업은 안도했지만, 언제까지나 안일하게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김정남 회장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생산 공장은 세우지 않고 유통에만 집중한다면 오히려 중소기업들에게는 또 다른 납품의 기회가 생길 테니 도움이 될 수 있겠죠. 그리고 정부의 지원도 더 적극적이길 바랍니다. 적합업종으로 합의된 이후 영세한 기업 규모 탓에 시설이나 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가 쉽지않은 중소기업에는 저금리 대출을 통해 설비 보강과 연구개발에 투자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도록 유도한다면 더욱 큰 효과를 얻게 되겠죠.”

김석현 대표 역시 중소기업이 당장 먹고 사는 고민에만 빠져 있기 보다는 장기적인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도록 정부가 더 큰 관심을 기울이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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