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 예고된 버블

중국경제의 거품에 대한 경고는 수없이 많이 제기 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지난 30년 동안 세계가 놀랄 정도의 경제 기적을 이뤄내면서 미국과 패권을 겨루는 G2 국가가 됐다.

그런데 2015년 상하이 증시 폭락 이후 세계 각국에서 중국 경착륙론이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조지 소로스는 ‘2008년 위기를 연상케 한다’면서 중국발 세계금융위기 도래를 경고했다. 

<예고된 버블>(프롬북스/2016년 4월)의 저자 주닝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예일대 최연소 종신 교수가 된 스타경제학자다. 그는 날카로운 논리와 화려한 언변으로 세계2위 경제 대국이라는 중국경제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아무것도 숨기는 것이 없이 중국의 현 경제 상황의 모든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는 인건비 상승, 투자수익률 하락, 환경파괴, 천연자원 감소 등의 악재와 함께 사상 유례가 없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경제 위기론을 불러온 가장 큰 주범은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문제로 지적돼온, 과도한 지방정부의 부채, 그림자금융의 급증, 부동산거품의 붕괴 가능성, 과잉생산력 등이다. 문제의 핵심은 중국 정부의 ‘암묵적 보증’이다. 중국경제와 신용시스템은 서구사회의 그것과 판이하게 다르다. 서구사회의 고정수익상품과는 달리 중국에서 거래되는 이른바 ‘채권과 유사한’ 금융상품에는 채권 인수업자와 감독 당국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중앙정부의 암묵적 보증이 깔려 있다.  즉, 국유기업, 사영기업, 그림자은행, 각 지방 정부와 개인들이 상호 제공하는 명시적 또는 암묵적인 대출체계는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예고된 버블>은 거품은 이미 예고됐다고 진단하면서 중국경제 개혁에 대한 강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애초에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을 지원한다는 목적에서 암묵적 보증을 제공했고 이것이 단기간에 고속 성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10%를 넘나들던 중국의 GDP는 훌륭한 성적표였지만 다른 한편으로 위험천만한 돈 잔치였다.

중국경제 전반에 팽배해 있는 ‘암묵적 보증에 대한 기대’ 때문에 중국은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 오르는 풍선처럼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풍선효과(balloon effect)를 겪고 있다. 한 마디로 중국경제는 ‘만들어진 성장’이라는 것이다.

‘만들어진 성장’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중국은 2016년 초부터 폭락하는 상하이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1월 6일 230억달러를 투입하는 등 지난 한달 사이 1000억달러가 넘는 돈을 풀어 시장에 개입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서구의 일부 금융기관은 “중국의 2015년 경제성장률이 공산당의 발표와는 달리 4%대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경제의 붕괴를 알리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세계인을 불안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중국경제의 흥망은 곧 세계경제로 직결되는 구조이고,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세계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중국정부가 ‘암묵적 보증’으로 만들어낸 인위적인 시장경제 대신 자유경쟁체제를 운용해야만 중국경제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글 이채윤·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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