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필규(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0년후 한국은 어떤 모습이 돼 있을까? 눈앞에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의 시대에 내가 다니는 직장은 어떻게 되고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사람들의 미래예측은 보통 y=ax와 같은 선형적 예측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은 y=ax2이나 y=ax3와 같은 진폭이 큰 곡선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x에 10년후를 대입해 예측한 현실과 실제로 나타난 현실이 크게 괴리돼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평생직장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1990년대 말 IMF위기가 터졌을 때 10년 후에는 평생직장의 시대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또 2009년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들어왔을 때 조만간 세상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도 거의 없었고 인공지능이 이세돌을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변화가 격심한 디지털시대는 이러한 괴리가 더욱 커진다. 디지털시대의 1년은 인간과 개의 수명이 대략 7 : 1인 것에 비유해 산업화시대의 7년에 해당하는 변화가 일어난다고 해 ‘도그이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이에 따르면 디지털시대의 10년 후의 모습은 산업화시대로는 70년 후의 모습이라는 우리의 예측과는 전혀 딴판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다.

디지털시대 변화는 빛의 속도

그렇다면 지금의 현실이 10년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모든 것들에 대해 이제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 시간과 비용을 모두 쏟아 붓고 있는 공부나 스펙 쌓기는 10년 후에도 도움이 될까? 지금 내가 그렇게 취업하고 싶어 하는 회사는 10년 후에도 근무할 수 있을까?

지금 나름 성과를 내고 있는 경영방식은 10년후에도 내 기업을 지켜줄까? 지금 내가 국민의 세금을 들여 부지런히 실행하고 있는 정책들은 10년 후의 한국과 10년 후의 세대에 밝은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까?

중소기업과 관련해서도 몇가지 문제제기를 해보자. 중소기업에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언제까지 구직자의 눈높이만 타박할 것인가?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인재경영과 오픈경영을 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은 할 수 없는 것일까?

그 전에 구인난을 이야기할 만큼 중소기업에 일자리는 정말 많이 있는 것일까? 고용노동부 통계로는 구인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충원된 인원은 10만명 정도인데 실질실업자는 200만명을 넘는다.

그렇다면 일자리를 만드는 창업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인데 제대로 된 창업은 얼마나 이뤄지고 있으며 그런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은 제대로 돼 있는가? 교육과 기업채용기준, 정부정책이 모두 창업중심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창업국가가 돼야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세계영토 확장만이 새 돌파구

또 어떤 직종도 고용보장이 되지 않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만 매달려 파견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진정 근로자를 위한 사람들인가? 비정규직의 대세화를 현실로 인정하고 기업주에게 고용의 유연성을 주는 대신 근로조건을 높이는 노력을 하는 쪽이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고 근로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지 않을까?

세상과 사물이 모두 스마트폰 하나로 연결되는 만물인터넷 시대에 국내시장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크지도 않은 국내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땅따먹기 경쟁을 할 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세계시장 따먹기 경쟁에 나서는 게 기업과 나라를 살리는 길이지 않을까?

눈앞의 이익에 매몰되기보다는 10년 후의 모습이 당장 명확한 모습으로 보이진 않더라도 적어도 마음의 문을 열고 기존의 모든 생각을 뒤집어보고 실패를 무릅쓰고 새로운 발상에 입각한 실행을 주저하지 않는 오픈 마인드는 예측하기 어려운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최소한의 지혜이자 생존무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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