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접어들면서 여기저기서 결혼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혼인의 계절이다. 혼인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일컫는다. 인생에 있어 큰 행사란 의미다.

그래서 결혼식에 초대를 받으면 반드시 챙기는 것이 있다. 바로 축하하는 마음과 그 마음을 담은 축의금이다.

그런데 한자 시대가 지나서일까, 축의금 봉투에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장례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애도하는 마음을 잘 표현하고 싶은데, 적당한 문구를 몰라 당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누구나 한 번은 찾게 되는 경조사. 결혼식, 장례식 등 경조사에 따라 부조금 봉투 작성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경사엔 축의, 불행엔 부의
경조사 식장을 찾아 축하하거나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내는 돈은 ‘부주금’일까, ‘부조금’일까? 많은 이들이 헷갈려 하는 이 말은 한자어 扶助金을 음대로 읽은 부조금이 맞다. 부조금은 경사스러운 일은 ‘축의금’, 불행한 일은 ‘부의금’이라 한다.

그리고 부조금 봉투의 앞면에는 경조사에 어울리는 문구를, 뒷면 왼쪽 하단에는 세로로 부조하는 사람의 이름을 쓴다.

결혼식의 경우엔 봉투 앞면에 축결혼(祝結婚), 축화혼(祝華婚), 축성전(祝成典), 축성혼(祝聖婚), 축혼인(祝婚姻), 경하혼인(慶賀婚姻) 등의 문구가 어울린다. 굳이 신랑과 신부를 구분해 축하하고 싶다면 신랑에게는 축영식혼(祝令息婚), 신부에게는 축영애인(祝令愛姻)이라고 쓰면 된다.

유족 위한 문구는 오른쪽 가운데
장례식의 경우엔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부조하는 만큼 화려한 봉투는 피해야 한다. 단정한 흰색 봉투를 사용하는 것이 예의다. 내부 금액이 보이지 않도록 2중 봉투를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겉면이 알록달록하거나 무늬가 있고, 규격에 크게 어긋나는 봉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봉투 앞면에는 부의(賻儀), 근조(謹弔), 추모(追募), 추도(追悼), 애도(哀悼) 등의 한자를 선택해 검은색 굵은 펜으로 쓰면 된다.

봉투의 뒷면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고인 혹은 유족에게 바치는 문구를 적는 이도 있는데, 오른쪽 가운데 쓰는 것이 좋다. 이때 역시 세로로 적는다.

그렇다면 부조금은 얼마가 적정할까?
부조금은 보통 홀수 금액인 3만, 5만, 7만원 혹은 10만원을 내는 게 대부분이다. 오랜 관행처럼 부조금을 짝수로 내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음양오행이론을 따른 것이다.

음양오행론에 의하면 홀수는 양이고 짝수는 음이다. 따라서 음한 기운을 피해 길하고 긍정적인 홀수 금액으로 마음을 담아 부조금을 내는 것이다.

이 같은 문화는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일본은 여럿이 모아 내는 등 상황상 어쩔 수 없이 부조금 액수가 짝수일 경우엔 지폐의 수라도 홀수로 만들어 낼 정도로 엄격히 홀수를 지킨다.

예를 들면 2만엔을 부조금으로 낸다면 1만엔 한장과 5000엔 두장으로 해서 세장으로 홀수를 맞추는 방식이다.
다만 10만원, 20만원 등은 채워진 숫자로, 풍요로움을 상징하기 때문에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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