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알파벳에 편입된 구글

지난해 8월 래리 페이지(Larry Page) 구글 공동 창업자가 깜짝 발표를 했었다. 구글이 알파벳(Alphabet)이라는 지주회사에 편입된다는 얘기였다. 제2의 창업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였다.
구글을 더욱 새롭고 혁신적인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이러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구글은 검색엔진 사업이 핵심이다. 다른 지능형 콘텐츠 사업을 할 때마다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알파벳은 개발과 새로운 기술에 중점을 둔 탁월한 벤처들의 집단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현재 알파벳 산하의 벤처들은 렌즈에서 드론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이들 모두의 공통된 목표는 하나다.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럼, 알파벳의 탄생 이후 사업 모델별 상황을 살펴보자. 

먼저 고속 인터넷 사업인 ‘구글 파이버’다. 미국 전역에 초고속 광대역 망을 구축하려는 구글의 목표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현재 3개 주에서 운영 중인데, 조만간 10여개로 늘릴 방침이다. 광대역 서비스는 구글에게 상당히 중요하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확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파이버는 수익성이 상당히 높은 사업이다. 미국의 통신업체인 AT&T와 컴캐스트 등이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기가비트 파이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신생 벤처에도 과감한 투자
수명 연구소인 ‘캘리코’는 최고 권위의 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유전학, 분자 생물학, 일반 의학 등 죽음을 해결할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어떤 방향으로든 해결 방안을 찾는다면 상당히 상업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캘리코는 사실 알파벳에겐 비밀스러운 프로젝트였다. 대외적으로 이 사업을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지금까지 공식발표된 내용은 미국 제약사와 15억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한 사항 뿐이다. 은밀하지만, 그 결과가 가장 궁금한 사업이다.

스마트 온도조절기 전문기업인 네스트는 지난 2014년에 인수한 회사다. 당시 32억달러를 지불했다. 그 뒤에 이 회사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현재 직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인수 당시의 3배에 가까운 인력충원이다.
네스트는 사물인터넷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 온도조절기 뿐만 아니라, 가정용 보안 카메라 사업도 한다. 온도 조절기는 집의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연기 감지기 기능을 통해 사전에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험회사들과도 앞으로도 충분히 다른 서비스를 협업할 수 있는 회사다.

구글이 신생벤처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구글 자체에 2개의 투자 전문 계열사가 있어서다. 2009년 설립한 ‘구글 벤처스’는 300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했다. 모바일 차량 예약 서비스인 ‘우버’를  초기 투자해 큰 성공을 거뒀다. ‘구글 캐피털’은 성장주 펀드다. 초창기 벤처보다는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접어든 벤처기업에 집중한다.

가장 주목 받는 구글X
미래 알파벳의 메인은 ‘구글X’일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무인 자동차, 혈당측정 콘택트 렌즈, 그리고 다른 혁신 제품의 산실로 불린다. 앞으로도 가장 많은 투자가 필요한 곳이다. 물론 투자 만큼 큰 수익을 기대할 대박 사업부이기도 하다. 구글X가 개발한 기술이 이미 비용을 충당할 만큼 충분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구글의 X의 한 부서인 라이프 사이언스는 생명 공학 분야의 기술적 진보를 연구한다. 구글 컨택트 렌즈가 주 프로젝트 중 하나인데, 이 지능형 렌즈는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혈당을 측정한다.

최근 구글X를 능가할만한 주목을 받은 곳이 있다. 구글이 2013년 인수한 ‘딥마인드’다. 인공 지능 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해 기계에도 적용했다. 알파고라는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이세돌 프로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알파벳은 구글의 공동 설립자 두사람이 자신들의 야심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여전히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혁신적인 영역들을 탐사하고자 한다. 결국 알파벳은 향후 50년 간 구글의 새로운 컨트롤 타워가 될 것이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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