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트업이 업체 수 증가 등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성장하고 있지만 기업당 평균 매출액이나 영업이익률, 근로자 등은 감소해 질적으로는 정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내외 스타트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 수는 2000년 8798개에서 지난해 3만1260개로 세배 넘게 늘었다.

전체 벤처기업의 매출액도 2010년 177조원에서 2014년 215조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벤처기업 수 증가율은 2010년 연 30% 수준에서 2015년에는 10% 이하로 둔화했다. 매출액 증가율도 2010년 연 18.9%에서 2014년 11.2%로 감소했다.

스타트업 대세는 중국·인도
벤처기업들의 질도 나빠졌다. 벤처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010년 72억2000만원에서 2014년 71억9000만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도 5.9%에서 5.8%로 소폭 감소했다.벤처기업 당 평균 근로자 수도  2010년  27.3명에서  2014년  24.0명으로 줄었다.
반면 중국이나 인도의 스타트업 투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 중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11년 5.4%에서 2015년 16.2%로 늘었고, 인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도 2.5%에서 5.4%로 두배 넘게 커졌다.

자금조달은 국내 벤처기업은 정부 정책자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벤처기업의 신규자금 중 정부정책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46.1%로 가장 높았다.

 은행 등 일반금융으로 조달한 신규자금의 비중은 2010년 36.6%에서 2014년 32.9%로 감소했다.
반면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들은 벤처캐피털의 투자 비중이 2015년 기준 25.9%로 가장 많고 기업 벤처캐피털(CVC)과 사모펀드(PE), 엔젤펀드 등 전통적인 조달 방법이 주를 이뤘다.

국내 벤처캐피털(창업투자회사)의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2010년 1조910억원에서 2015년 2조85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벤처캐피털의 혜택을 얻는 기업은 전체 벤처기업의 3.3%에 불과했다.

국내 벤처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IP)은 기업당 2010년 6.7개에서 2014년 7.4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비교해 자사 주력 제품(서비스)의 기술력 수준이 ‘미흡’ 또는 ‘열세’라고 응답한 벤처기업 비중은 2010년 19.7%에서 2014년 30.1%로 증가해 체감 기술력 수준은 하락하는 상태다.

IP 분쟁, 글로벌 스타트업 위협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들도 IP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IP 관련 분쟁을 경험한 스타트업의 비율은 70%나 됐으며, 응답자의 79%가 이런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허권 분쟁은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소송 비용 지출 등 피해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존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혁신주도형 경제를 이끄는 선도자 역할을 해야할 스타트업의 생태계 기반 확충 및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우선 대표적인 서비스 개발 애로사항으로 꼽히는 셧다운제와 위치정보보호법 등의  보완과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 해외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정체에 빠진 국내 스타트업의 돌파구로 제시했다.
아울러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모바일 및 의료, 헬스 산업의 투자 확대와 스타트업 인수합병(M&A) 및 기업공개(IPO) 활성화 등을 국내 스타트업의 발전 전략으로 거론했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성장 동력과 창조경제 기반 마련을 위한 스타트업 생태계 기반 확충 및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며 “민간 주도의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고 제도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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