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태(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중소기업학회장)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한 998866-1233119를 들어봤는가? 이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바로알리기의 일환으로 만든 문구이다.

이를 풀이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앞의 998866은 우리나라의 전체 기업 수 341만 8998개 중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근로자 1534만 4860명 중 88%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며 전체인구 5114만 1463명 중 66%가 중소기업 가족임을 의미한다.

이는 통계청의 2013년 기준 자료에 바탕을 둔 것이라 한다.
그리고 뒤의 1233119는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해야 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23조 3항 내용과 경제민주화 내용이 적시된 헌법 제119조를 말한다. 998866처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다.  

클레이튼 크리스탠슨의 ‘성공기업의 딜레마’에 따르면 대기업은 와해성 혁신을 통해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왜냐하면 와해성 혁신의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제품에 익숙한 고객에 의해 외면을 받거나 기업내부의 기존 가치평가관행에 의해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기업이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 별동대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혁신·창의성은 中企가 주도

하지만 혁신과 창의성이 더욱 중요시되는 오늘날의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변화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중소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대기업이 경쟁하는 자동차산업의 경우도 미래에는 소비자의 운전 취향에 맞춰 특별한 방식으로 엔진을 제어하는 앱을 파는 중소기업이 출현하게 되고 이런 앱의 판매가 구글이나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이뤄질 수도 있다. 이처럼 앞으로는 중소기업 중심의 구조가 더욱 두각을 드러내고 보편화 될 것으로 생각된다. 

통일경제에서도 우리 경제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통일경제에서는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보다 저렴한 우수노동력에 정보와 첨단기술의 활용에 두각을 나타내는 대한민국의 강점을 접목시키면 더 많은 새로운 중소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다. 

정부, ‘마스터플랜’준비해야

따라서 정부는 통일경제를 염두에 둔 ‘마스터 플랜’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번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에서 봤듯이 긍정적인 면만 강조하는 마스터 플랜이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위험요인도 고려하는 마스터 플랜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미 비무장지대(DMZ) 내 평화공원 조성방안에 남북한 경제협력지구 즉 제2개성공단을 넣는 방안과 휴전선을 따라 남북평화지대를 조성해 군 초소를 없애고 경제협력지대를 조성하자는 의견도 나와 있다.

현재도 DMZ에서 건립된 생수공장을 통해 ‘롯데칠성 생수 아이시스 DMZ 2km’라는 제품이 출시되고 디엠지플러스도 1차 사과 재배·생산에서 2차 해독 주스(파머스 애플) 가공 및 3차 음식체험(베짱이 학교)으로 체계를 갖춰 DMZ 사과 가공품인 디톡스 주스의 판로확보 뿐 아니라 소비자의 인지도도 제고하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제2개성공단을 조성해서 해외진출 기업의 유턴 기지로 활용하고, 글로벌 중소기업의 새로운 북방 진출 교두보로 사용했으면 한다. 

통일경제가 언제 구현될 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통일경제가 이뤄질 가상 시점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적인 마스터 플랜을 통해 중소기업이 통일경제에서 더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중소기업 중심의 ‘바른 시장경제’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