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림㈜넥스나인 대표 / 중소기업중앙회 카타르 해외민간대사

중국의 수도인 북경에서 하이테크 육성 방침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북경 하이테크 엑스포’가 처음 열린 1998년 이후 벌써 19년이 흘렀다.

그 당시 컴덱스(COMDEX) 등의 글로벌 브랜드 전시회가 잠시 북경에 론칭되기도 했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잘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정부에서도 전시 산업을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여겨 느리지만 긴 호흡으로 ‘북경 하이테크 엑스포’라는 전시회로 그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주최기관이 중국 과학기술부, 중국 교육부, 상무부 등 무려 8개의 주요 부처이며, 주관기관 역시 중국무역촉진위원회를 비롯한 중국 과학기술협회, CCTV, 중국 기업연합회, 중국 과학원 등 민관 및 매체에 이르기까지 중국을 대표하는 전 분야가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9개 국가 36개 지역 80여 해외 대표단 및 중국의 32개 도시가 참여했고, 2000여개의 국내외 기업이 참여해 다양한 하이테크 기술을 선보였다.

전시관은 총 1홀부터 4홀, 8홀까지로 구성돼 있었는데, 1홀은 대부분 중국 정부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주요 기업 및 산업에 대해 다뤘다. 눈에 띄는 곳이 몇몇 있었는데, 중국 최초의 도로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 셔틀 기업인 TEB와 베이징 E Town이었다.

이타운(E Town)은 산업 단지로 바이오 의약, 스마트 제조기술, 산업 네트워크 기술, 직접회로 기술, 디스플레이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과 다국적 기업이 입주해 있는 단지인데, 다양한 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또한, 문화 창의 기술 성과관은 메인 출입구에 배치해 중국 정부가 얼마나 ‘문화와 기술’에 대해 공을 들이고 있는지 방증하는 듯 했다.

국제관으로는 서울관이 단연 돋보였다. 서울산업진흥원(SBA)의 주관으로 총 29개 전시품이 출전했고, 산학 협력으로 단국대학교(GTEP사업단)의 학생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1홀의 다른 기업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았지만 가장 방문객이 많았던 부스이기도 했으며, 특히 중국 당서기 구어진롱을 포함한 중국 VIP의 방문 및 중국 언론의 취재 및 바이어의 참관 등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2홀은 중관촌 자주창의시범구였는데, 16개의 원에서 모두 참가해 다양한 하이테크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단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 로봇 분야였다. 특히, 완구, 교구, 공연, 서비스, 방위,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을 한자리에 출전시키며, 로봇에 대한 뜨거운 열망에 대해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3홀은 해양 기술, 4홀은 북경의 주요 지역 대표 하이테크 기술들이 나왔고, 5홀은 자동차기술, 8홀은 스타트업 기술 및 경진대회 우승자들 제품들을 선보이기도 해, 중국에서의 열띤 창업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전시를 참관하면서 느낀 부분은 북경에 초록색이 참 많다는 것이다. 지난 19년 동안 주로 내세웠던 컬러가 블루(신뢰의 색, 첨단의 색)였는데, 북경이 워낙 공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참관자 뱃지줄부터 주요 기업의 로고, 심지어는 북경 축구팀의 유니폼 색도 초록이다.

내가 수많은 초록을 보고 느낀 건, 아이러니하게 첨단 하이테크 속에서의 인간에 대한 이해이다. 점차 인터넷 플러스 환경 속에서 인간은 스마트 시티에 살아내며 사물인터넷, 만물인터넷을 활용해 생활한다. 또한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서비스를 대체하거나 개선하거나 하는 세상을 지향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자연으로의 회귀, 친환경을 갈망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였다.

비즈니스의 출발점 역시도 결국 ‘고객에 대한 이해’라는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단순한 명제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며, 13억 인구의 거대한 중국 고객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은 좁힐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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