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MS, 비즈니스계 페이스북 ‘링크드인’ 인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다. 지난 13일 MS가 비즈니스 전문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인 링크드인(LinkedIn)을 인수한다고 밝혔을 때 사람들은 두가지 점에서 크게 놀랐다.

첫번째는 인수가격이다. MS는 링크드인을 주당 196달러에 인수할 방침이라고 전해 IT업계와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현재 링크드인 주식 시세에 대략 50%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대다. 인수합병에 투입될 총 소요비용은 약 262억달러(약 30조7000억원)가 될 전망이다.

31조원에 달하는 인수비용은 빌 게이츠가 MS를 창업한 이래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이다. 지난 2011년 인터넷전화 서비스업체인 스카이프를 인수할 당시 MS는 85억달러를 지불했다. 역대 최고액이었다. 링크드인 인수합병에는 이보다 무려 세배 이상 더 많은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링크드인에 대한 MS의 과감한 베팅임에 틀림없다.

MS의 新전략은 ‘온라인’과 ‘AI’
또 다른 놀라움은 MS의 미래 전략이다. 링크드인을 지렛대로 MS는 전통적인 PC사업 중심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등 온라인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겠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MS가 최근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신사업 분야다. 여기에 링크드인과 같은 강력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결합한다면 파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세계에서 MS는 자사의 오피스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를 연결해 인터넷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링크드인에는 가입 회원만 4억3000만명이 넘고 이들은 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에서 자신의 이력을 공개해 새로운 일자리와 연결된다.

언뜻 두 서비스의 시너지가 떠오르지 않을지 모른다. 가장 손쉬운 화학적 결합은 링크드인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MS가 링크드인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자사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판매할 수 있다. 사무용 프로그램인 오피스 2016이나 클라우드 프로그램 오피스360 등 말이다. 또한 거래처를 관리하는 CRM 솔루션 프로그램 다이내믹스도 판매량을 올릴 수 있다.

MS는 자사의 프로그램을 쓰는 고객을 중심으로 ‘오피스 그래프(Office Graph)’라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왔다. 이 무수한 정보와 링크드인의 무한한 네트워크망이 결합된다면, 온라인 상에서 MS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진정한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 MS는 비즈니스계의 페이스북이라 불리는 링크드인을 통해 구글, 페이스북 등과 비교해 완전히 뒤처진 모바일 싸움을 단판에 역전하겠다는 계산이다. MS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코타나는 링크드인과의 연결성을 극대화할 최적의 소프트웨어다. 알아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고, 인물을 물색하고, 자문을 구할 수 있다. 링크드인에 가입된 회원들은 주로 전문직이 대부분이다. 불특정 다수가 모여 일상을 공유하는 페이스북과는 질적으로 다른 소셜 세계란 뜻이다. 

MS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링크드인의 인수와 관련해 “클라우드 기반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뉴스 피드와 같은 서비스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코타나와 관련해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회사 회의에 참석할 정도로 정밀한 비즈니스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간 인수합병 효과는 실망
그간 MS는 대형 인수합병에서 큰 재미를 못봤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4년 노키아 휴대폰 부문을 94억달러(약 11조원)에 인수했지만, 결국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MS는 노키아를 통해 모바일 시장에 윈도 운영체제(OS)를 진입시키려고 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처럼 말이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야머와 스카이프 인수 이후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글로벌 컨성팅 기관들은 하나 같이 MS가 대형 인수를 통해 “한번도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이번에 31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 링크드인을 사들인 데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링크드인 자체에도 문제점은 노출된다. 최근 이 회사는 사업실적 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링크트인의 성장 둔화의 조짐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링크드인의 강력한 네트워크 정보는 훌륭한 브랜드다.

구글, 페이스북의 등장 이후 세계적인 SW 공룡인 MS는 온라인과 모바일 밖을 오래 서성거려야 했다. 각종 인수합병으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결과는 미흡했다. 이제 링크드인은 MS가 온라인 세상에 던지는 마지막 승부수가 될지 모른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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