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보이게 일하라

모든 조직에는 비전이 있고 추구하는 가치나 목표가 있다. 그러나 윗사람 몇명만 그것을 알고 있을 뿐, 구성원들은 모르거나 알고 있더라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조직은 발전이 없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수가 없다. 미래를 직접 개척해보려는 강한 성취 욕구를 지닌 인재들은 현실에 안주하려는 늙은 조직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보이게 일하라>(쌤앤파커스, 2016년 3월)는 시장을 선도하는 승자들은 전 직원이 보이게 일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문제가 밖으로 보이게 드러나야 한다. 폐쇄적인 조직에서는 문제가 점점 더 안 보이게 숨는다.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조직은 앞으로 존재 자체가 어려워진다.

1990년대 초 IBM은 세계 1위의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었으나 50억달러의 적자를 내고 부도 위기에 처했다. 노키아도 마찬가지다. 일반 휴대폰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관련 특허도 세계 1등이었다. 왜 이들은 손에 쥐고 있는 그 기술을 빠르게 활용하지 못했을까?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최고의 인재가 모여 있어도 그들은 각자 자기의 일만했다.

최근 시장을 선도하는 승자들은 ‘보이게 일하는 조직’ ‘오픈 이노베션(Open Innovation)’으로 돌아서고 있다.

페이스북의 사무실은 1층짜리 거대한 원룸이다. 완전히 뚫린 개방형 공간으로 말로만 부서 간의 장벽을 없앤 것이 아니라 실제로 벽과 칸막이를 거의 다 없앴다. 디자이너, 기획자, 엔지니어 등 2800여 명의 직원들이 서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고 서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외에도 디즈니, 픽사, 도요타, 유니클로, P&G, AOL 등이 개방형 사무실로 유명하다.

시장을 선도하는 승자들은 내부에서 ‘보이게 일하는 조직’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업 간의 경계를 넘어서면서 개방성을 지향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버클리대학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에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고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개방형 기술 혁신을 의미한다.

예컨대 전 세계 스마트폰 10대 중 8대에 깔려 있는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의 경우, 구글이 작은 스타트업 안드로이드의 잠재력을 알아보지 못했더라면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내부 개발자들만으로는 오늘의 안드로이드 세계는 없었을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이렇게 내부와 외부의 칸막이를 걷어내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니클로의 경우 사무실에 칸막이를 모두 없애고 자율좌석제를 도입했다. 칸막이를 없애는 것은 유효하고도 과학적인 혁신이다. 칸막이들이 사라지자 생각의 거리가 좁혀지고, 부서 간 협업속도가 빨라지며, 정보와 자원을 긴밀하게 공유해 활용하고, 소통이 강화돼 시너지가 생겼다.

서로 보이게 열린 방식으로 일할 때 서로 친근감을 느끼며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업무협업으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보이게 일하라! 아주 단순하지만 이것만 실현돼도 조직은 지속적인 성공과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반드시 보장된다. 사람이 크고, 결과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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