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회사의 언어

<회사의 언어>(어크로스, 2016년 6월)은 직장인들이라면 모두가 겪어봤을 만한 일들을 생생하게 담아내면서 현실 속 에이스들의 현명한 직장 언어 습관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저자 김남인은 조선일보의 주말 경제·경영 섹션인 ‘위클리비즈’에서 일한 바 있는 10년 경력의 기자 출신인데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서 과장, 차장, 부장을 경험하며 회사라는 세계 속에서 다양한 장르와 층위의 내부자의 시선을 기자 출신답게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서 현명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실 속 에이스’들은 ‘회사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늘날 기업에서 ‘소통’이라는 말처럼 남용되는 단어도 없다. 상사는 ‘소통의 리더십’을 말하며 걸핏하면 회의를 소집해 그 시간을 독백으로 채우고, 인사부서는 조직 내 ‘소통지수’를 체크한다면서 전체 이메일로 설문지를 돌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회사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다.

‘회사의 언어’는 업무 하나에도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아는 데서 출발한다. 업무를 동료와 상사의 시각, 더 넓게는 회사의 시각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언어다. 당신이 만약 조직의 꼭대기에 올라서고 싶다면 말하기보다 듣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강한 에고(ego)와 달변으로 최고가 된 사람이 있는가? 그런 사람에게 끌린다고? 인정받고 싶다고? 아쉽게도 그의 관심사는 부하 직원이나 동료가 아니라 자기 자신일 경우가 많다.

성공적인 리더들은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고충이나 제안을 물으며 관계를 탄탄히 하고 사업적 통찰을 얻는다. 그들은 혼자 앞서가거나 혼자 떠들지 않고  질문을 통해 ‘나란히’ 전략을 완성한다. 상대에게 질문하고 귀를 열면 관계가 형성된다. 그 관계 위에서 필요했던 정보, 문제 해결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말수 적고 조용한 이들이 대화의 주도권을 쥐는 방법도 질문이다.

나이 많은 상사들일수록 견고한 자아상(self-image)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상대가 주니어라면 상사의 비난에 온갖 억측과 그간의 나쁜 경험까지 붙여 ‘나는 가치가 없어’ ‘뭘 해도 엉망일 거야’라는 결론에 이르기 쉽다. 우리 뇌는 칭찬보다는 비난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상처 입은 상사 혹은 후배와 일하면서 당신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비판을 잘 하면 고래를 내 편으로 만든다. 그 고래가 나보다 어리다면 기꺼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신나게 일하려 할 것이다.

‘회사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회사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에이스들은 요란하게 자신을 포장하지도, 화려한 스펙을 깔고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그들은 조용하고 묵묵히 일하다 어느새 조직의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회사의 언어>는 급여를 받고 노동을 제공하는 ‘우리’가 일하고 관계 맺고 좌절하고 성취하는 진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  글 이채윤·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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