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이슈 브리핑] 정몽구식 CEO 인사

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인자를 오래 키우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현대차에는 오랜 기간 CEO직을 유지한 사람이 드물다고 합니다. 삼성이나 LG는 어떨까요? 두 그룹사에는 10년 이상의 장수 CEO가 여전히 활동 중입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의 최장수 CEO는 누굴까요?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으로 7년 임기를 채웠다고 합니다. 정몽구 회장은 수시 사장 인사로 임원들을 긴장시키기로 유명하지요. 6개월만에 CEO를 교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김경배 사장이 오래 CEO직을 유지한 비결은 높은 경영성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현대글로비스에 2009년 취임한 김 사장은 7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을 4배 이상 늘렸습니다. 지난해 매출 14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7000억원을 기록했지요. CEO의 최고 덕목이 실적이라는 말이 왜 중요한지 실감하는 대목입니다.

김경배 사장의 뒤를 잇는 장수 CEO는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입니다. 2010년 현대제철 수장으로 등용돼 현재까지 정몽구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그가 높은 신임을 받는 이유는 정 회장의 숙원사업인 현대제철 고로사업을 성공시켰기 때문입니다.

제철시장은 포스코가 주도하고 있지요. 그래서 현대제철의 고로사업은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많았습니다. 결국 우 부회장은 현대제철의 시장규모를 더욱 확대했고, 자동차강판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몽구 회장에겐 독특한 인사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아무 때나 CEO 교체를 하기도 하지만, 퇴임한 CEO를 다시 중용하는 이른 바 패자부활 인사로도 유명하지요. 게다가 현대차그룹의 CEO에는 외부 출신이 거의 없습니다. 순수혈통의 현대차그룹 출신만 CEO의 길을 걸을 수 있지요.

한편 보수적이면서도 파격적인 정몽구 회장의 인사기법에 긍정과 부정의 평가가 혼재합니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인사시스템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정 회장의 스타일. 분명한 것은 과거 현대차그룹이 단숨에 세계 5대 자동차 회사로 비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러한 당근과 채찍이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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