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업계는 보통 토요일, 일요일 관계없이 공장을 가동하는 대표적인 업종입니다.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인데 전기요금만 매달 8000만원이 들어갑니다. 그동안 토요일 요금인하로 매월 800~1000만원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경북 고령의 한 주물업체 대표는 정부의 토요일 전기요금 인하 적용 조치가 지난달로 중단된 것을 무척 안타까워했다. 그는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주물공장 가동률이 대부분 60%도 채 안되는 실정인데, 토요일 경부하요금 적용을 중단하면 우리 업계는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1년 간 평일 전력수요를 토요일로 분산하고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에 대한 토요일 경부하요금(중부하 요금 대비 절반 수준) 적용으로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했다.
이는 중·소규모 사업장만을 대상(대규모 사업장 제외)으로 산업용(갑)Ⅱ, 산업용(을) 고압A에만 한시 적용하며, 토요일 중부하 요금이 적용되는 14시간 중 전력수요가 많은 2시간을 제외한 12시간에 대해 경부하 요금을 적용하는 것이다.

전력사용이 많은 주물, 금형 등 뿌리산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런 조치가 뿌리산업 비롯한 중소제조업체의 원가절감 및 가격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의 어려운 경영 여건을 고려해 토요일 산업용 전기요금 경부하요금 적용 연장시행 및 상시화를 촉구하는 한편, 산업계 공동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및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건의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중소기업계의 이런 요구에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다 지난달 말 이 조치의 시행이 중단됐다.

경남 김해에서 금속열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중소기업인은 “열처리 업체의 특성상 전기요금이 매출액의 약 35% 수준”이라며 “산업용 전기 토요일 경부하요금 적용에 따라 월 6000만원 가까이 전기 요금이 절감돼 원가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됐지만 토요일 요금인하가 중단돼 중간부하 요금으로 인상되면 그 비용부담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화성의 열처리 업체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거래처에서 금요일에 일감을 집중해서 주고, 월요일 납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토·일요일 주말에 집중적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토요일 경부하요금 적용이 큰 힘이 됐다”면서 “이 조치가 중단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하며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이에 내수경기 장기침체, 수출 부진 및 가격경쟁 심화로 중소제조업체가 생존 위기에 직면한 현실을 감안해 원가절감을 통한 중소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토요일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연장 시행 및 상시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이사장 서병문),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이사장 박순황),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이사장 강동한),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이사장 주보원), 한국도금공업협동조합(이사장 신정기),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이사장 최기갑) 등 6대 뿌리산업 협동조합은 지난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7월말로 종료된 뿌리산업 등 중소제조업에 대한 토요일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조치의 연장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산업용 전기에 대한 토요일 경부하요금 적용 연장 △전력수요를 감안한 합리적인 계절별 전기요금체계 개편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요율(3.7%) 대폭 인하를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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