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창업의 길] ㈜피에나 자동분유기

아기가 울면 엄마는 어느 때고 일어나야 한다. 팔팔 끓인 물을 40℃ 정도까지 다시 식혀서 분유를 타야한다. 끓이고, 식히고, 분유를 넣고 흔들어서 먹이는 과정은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귀찮지만 아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감내하는 것이 바로 모성이다.

육아에서 발견한 사업 아이템
강미선(사진) 대표도 출산 직후 이런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보통 엄마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 항상 물음표를 떠올리며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기 위해 분주히 노력했다. ㈜피에나는 이런 수고에 의해 태어났고,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제품을 만들어냈다. 바로 ‘피에나 분유 메이커’다.

강 대표의 머릿속에는 항상 ‘성공’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남들과 다른 세상을 살아보고 싶었고, 그만큼 열심히 노력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재직 시절, 캐나다의 한 메모리 회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녀를 스카우트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그녀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강 대표는 남편과 함께 연고 하나 없는 캐나다로 향했다.

그러던 중 천사가 찾아왔다.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 출산 후 컨디션이 악화됐다. 남편과 강 대표, 둘만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 힘들었다. 베이비시터의 도움도 받았지만 저녁 이후 시간에는 남편과 강 대표가 아기를 돌봐야 했다. ‘분유 타는 기계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이야기가 무심결에 나왔다. 강 대표는 그 한마디를 놓치지 않았다. 곱씹고 또 곱씹기를 며칠. 그녀는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 분유 타는 기계 만들어보지 않을래요?” 막연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새하얀 도화지 위에 그려낸 제품
사업성 검토가 이어졌다. 특허를 검색해보니 관련 특허가 있었지만 내용이 추상적이어서 별 상관이 없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마침 한국에서는 창업붐이 불어 닥치고 있었고, 정부에서도 창업 지원책을 속속 내놓고 있었다. 강 대표 가족은 청운의 꿈을 안고 한국으로 향했다. 2009년이었다. 그때만 해도 강 대표는 외부에 사업성 검토를 요청한 적이 없는 상태였다. 당연히 ‘내 아이디어가 정말 괜찮나?’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귀국하자마자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한 여성창업경진대회에 참가했다. 결과는 대상.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많은 격려와 기대를 받고 시작했지만 여느 스타트업이 그렇듯, 강 대표 역시 시제품 개발에 많은 애를 먹었다.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다.

“인류 역사상 분유 타는 기계는 존재하지 않았어요. 모든 걸 새하얀 도화지에서부터 출발해야 했죠. 그러다보니 외주업체와 갈등이 많았어요. 생전 처음 보는 제품을 개발하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죠. 수시로 ‘이러면 양산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제품개발을 진척시키려고 노력했죠. 그리고 끝내 ‘피에나 분유 메이커’가 나왔어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죠.”

피에나, 혁신을 상상하다
피에나 분유 메이커는 버튼 하나로 물을 알맞은 온도로 데워주고 가루를 섞어 자동으로 젖병에 분유를 담아준다. 2분 남짓의 짧은 시간 동안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그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어낸 기기이기에 제품력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강 대표가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피땀 어린 노력과 실천으로 피에나는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로 날아오를 때다.

“창업, 사실은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누구에게도 쉽게 창업하라는 소리를 못해요. 하지만 현실에 순응하고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볼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세상에 혁신은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특화된 소형 가전제품을 만들어갈 겁니다. 이 분야에서의 혁신을 주도해나갈 거예요. 이게 저와 임직원들이 상상하는 피에나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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