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은 부정부패 척결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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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은 부정부패 척결 출발점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2087
  • 승인 2016.09.0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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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동길(숭실대 명예교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오는 28일부터 시행된다.

이제는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성이 있을 때 식사·선물·경조사비는 ‘3·5·10만원’을 초과하면 처벌되고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묻지 않고 1회 100만원(연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된다.

그런데 이 법 때문에 한우·인삼·과일·곶감·굴비 등 농축수산물의 소비가 위축되고 소상공인과 요식업, 골프장이 어려움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우산장수 아들과 소금장수 아들을 둔 부모는 날씨가 좋아도, 비가 내려도 걱정이듯 상황이 바뀌고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희비가 엇갈리고 이해가 충돌하는 경우는 흔하다.
이런 경우 무엇이 옳은가,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묻고 답을 찾아야한다.

세계경제 10위권이라는 한국의 부패정도는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다. 부정부패만 없어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0.6%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이 카드로 결제한 접대비만 연 10조원이다. 이는 청탁과 접대 없이 기업 활동이 어렵다는 걸 반증한다.

공직자·기업 부패고리 끊어야

선물이라는 이름의 뇌물수수와 부정부패를 관행이라고 용인하면서 청렴과 개혁을 말할 수는 없다. 권력자와 공직자를 접대하지 않아도 기업 활동 등에 지장이 있어서는 안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과도한 규제를 없애는 게 급하다. 그렇지 않는 한 공직자와 기업의 부정한 연결고리를 끊기는 어렵다. 

법의 적용대상자는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 언론계 종사자, 사립학교·사립유치원 임직원 등 240만명,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400만명에 이른다. 그런데 공공성이 강하고 국민생활과 밀접히 관련돼있는 금융·법조·의료계와 시민단체는 법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국회의원과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 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 등은 ‘부정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청탁금지법의 허점이다.
어떤 게 ‘공익적인 목적’인가를 누가 따질 건가. 부정청탁의 소지가 가장 큰 국회의원을 뺀 것은 ‘단팥 없는 찐빵’에 비유하기에 알맞다.

국회의원 자신들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발행하다니. 공직자가 친인척 채용과 취업을 돕는 행위, 예산과 공용물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행위 등을 막기 위한 ‘이해충돌 방지 조항’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빠졌다. 

‘모두의 과제’인식 확산 급선무

앞으로 기업의 로비는 국회의원에게 집중될 게 뻔하다. 그렇다면 청탁금지법은 ‘국회의원 청탁 독점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지역구의 민원을 청탁하는 브로커가 아니다. 국가적 과제를 다뤄어야 하는 사람이다.

청탁금지법의 또 다른 문제점은 공직자 등이 업무와의 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는 경우 1회에 100만원(1년에 300만원)까지 금품을 받아도 된다고 한 점이다. 업무관련성과 대가성을 따지는 잣대는 있는가. 부정부패를 없앤다면서 금품수수 액수까지 정해주는 까닭은 무엇인가.

정치인과 검찰을 비롯한 고위권력층의 권력형 비리는 어려운 삶을 사는 서민들을 분노·좌절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권을 누리는 그들의 오만과 횡포, 저질 갑질을 뿌리 뽑지 않고 선진사회로 간다는 건 통통배 타고 태평양 건너기와 다를 바 없다.

청탁금지법에 문제가 없지 않다. 청탁금지법 하나로 부정부패의 사슬이 끊어지고 공직사회가 맑아지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그동안 부정부패는 법이 없어서 일어난 게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고위권력층에는 더욱 엄격한 법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청탁금지법 시행은 일단 의미가 있다. 당연히 고위권력층의 도덕적 의무는 강조돼야한다. 또 한편 부정과 부패척결은 국민 모두의 과제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도 우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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