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내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하는 ‘인구절벽’을 코앞에 둔 가운데 철강소비와 건설·자동차·가전 등 수요산업이 줄줄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철호 포스코경영연구원 동향분석센터 수석연구원은 지난 1일 ‘철강산업에 다가오는 인구절벽 충격-고령화 선진국 경험과 미래 인구전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생산인구의 변동은 철강소비와 자동차·건설 등 수요산업 추이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낸다”며 이같이 밝혔다.

빠르게 다가오는 인구절벽의 충격
국내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이 1.24명이다. 지난해 신생아 숫자는 43만9000여명으로 1980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다. 2017년부터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상회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부터는 초고령사회 혹은 후기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생애주기 상 소비가 가장 활발한 연령대인 45~49세 인구추이가 한 국가의 경제성장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경제성장 하락도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인구절벽을 경험한 일본의 경우 생산가능인구는 1996년부터, 총인구는 201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5년 기준 일본의 노인 인구 비중은 26.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생산가능인구의 변화는 철강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가 주택 및 자동차의 주된 소비계층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는 한국
일본의 경우 생산인구 감소로 철강 및 철강수요산업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일본의 철강소비는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으로 찍었던 1995년의 81%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규주택건설 착공과 자동차 신규등록 대수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정점을 찍은 시기(1992년) 즈음해서 고점에 올랐다가 함께 떨어지는 추이를 드러냈다.

일본의 건설수요와 생산가능인구 및 일본의 자동차 수요와 생산가능인구 문제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철강소비는 2008년 6101만1000톤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로는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소비량은 5835만4000톤이었다.

조강(가공되지 않은 강철)생산량은 2014년 7154만2000톤으로 고점을 기록한 후 2015년 6976만톤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요산업 중에는 철강소비 비중이 42.4%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건설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철강소비 비중 18.5%), 일반기계(7.5%), 가전(6.5%), 금속제품(6.5%) 등 산업도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로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1만7000대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450만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으며 가전이나 일반기계도 부진한 상황이다.

조선산업은 극심한 수주난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과 공공투자 확대에 따라 비교적 호조세지만, 가계부채 부담과 생산인구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더는 큰 폭의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 수석연구원은 “인구 측면에서 볼 때 국내와 세계 철강수요의 중장기 전망은 상당히 어둡다”며 “인구절벽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철강사업 장기 생존플랜’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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