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이슈 브리핑] 부동산 큰 손 떠오른 부영

서울 태평로 랜드마크 빌딩인 삼성생명 본사 빌딩에 작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지난 1일입니다. 삼성생명이라는 간판을 떼고 새로운 간판으로 갈았습니다. 빌딩 맨 꼭대기에는 ‘부영 사랑으로’가 차지했습니다. 이 빌딩은 삼성그룹의 자존심과 같은 곳으로 1984년 10월 준공된 이후로 삼성생명의 오랜 본사였습니다. 일부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풍수지리적으로 가장 좋은 사대문 안쪽에 터를 잡아 세운 빌딩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부영 사랑으로’는 어느 기업일까요? 혹시 아파트 BI(Brand Identity) 가운데 특유의 원앙 이미지가 들어간 부영건설 아파트 기억나시지요. 바로 그 부영건설이 5750억원을 들여 사들인 겁니다. 원래 부영의 사옥은 삼성생명 바로 뒤편에 있었다고 합니다. 삼성생명이 태평로의 큰 길가에 있었는데, 이중근 부영 회장이 “우리도 큰 길로 나가보자”고 해서 매물로 나온 삼성생명의 사옥을 사들였다고 합니다.

부영은 요즘 삼성그룹의 빌딩을 매입하는 재미에 빠진 듯 합니다.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 이전에 을지로 입구에 있는 삼성화재 본사 사옥을 매입했습니다. 인수가격만 4400억원으로 알려져 있죠. 삼성생명 자리는 기업가들 사이에서 돈을 불러들이는 위치라고 합니다.

부영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사옥을 비롯해 지난 1년간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3150억원),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782억원), 경기 안성 마에스트로컨트리클럽(900억원), 제주 더 클래식컨트리클럽(380억원) 등을 사들이는데 1조5000억원을 과감하게 베팅했습니다.

이쯤 되면, 부영건설을 임대주택 전문건설사를 넘어서 부동산 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이라 부를 만 합니다. 왜 이렇게 부동산 매입에 혈안이 된 걸까요? 사실은 부영은 안정적인 민간건설 공공임대 사업에만 올인했습니다. 임대기간을 5, 10년 두면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재원조달이 쉽고 안정적입니다. 일반분양보다 성장은 더디지만, 지속적으로 성장의 고삐를 쥘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이지요.

그러다 최근 부영이 변신을 합니다. 레저, 금융을 비롯해 해외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 중입니다. 임대보다 분양 방식으로 주택사업의 비중을 옮기고 있습니다. 정부의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사업에도 적극적입니다. 이중근 회장이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올린 자금을 바탕으로 건설시장에서 치고 나갈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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