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협력업체 하루 손실 900억, 즉시 중단”촉구

▲ 지난달 2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현대차 파업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중소기업계 기자간담회’에서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이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영 여성벤처협회장, 이규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장, 박 회장, 한무경 여성경제인협회장, 이용성 벤처캐피탈협회장.

중소기업계가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범 중소기업계 차원의 불매운동에 나설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회장 박성택·중소기업중앙회장)는 지난달 28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현대차 파업 등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계는 최근 악화된 대·내외 경제여건에도 현대차 등 대기업 노동계의 릴레이식 파업과 정기국회 파행 등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기업계가 특정 기업 노조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노조 파업에 대해 불매운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 노조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고스란히 협력업체 등으로 떠넘겨지는 현실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박탈감이 한계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 파업으로 인한 협력 중소기업의 하루 손실액은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또 중기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9.2%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현대차 근로자의 평균 1년 임금은 중소기업의 두배가 넘는 1억원에 달한다”며 “그런데도 파업을 단행해 중소기업인은 박탈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박성택 회장은 이어 “현대차는 정부의 전폭적인 판매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시장 논리를 무시하고 이번 파업을 단행했기 때문에 제품 불매운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국내 재벌 3세들이 창업 시장에 뛰어드는 세태에 대해서도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벌이 아닌 일반 젊은이들이 창업 시장에 뛰어들어 신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대기업은 구조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국내 주력 사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자리를 같이 한 중소기업단체장들과 중기중앙회 회장단 역시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파업 리스크로 인해 벤처캐피털(VC)이 국내 자동차산업에 투자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자동차 부품 1, 2차 협력사의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성숙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기업은 6개월이면 생사가 갈릴 수 있다”며  “제조 중소기업들은 모두 직간접적으로 대기업 그늘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대기업 노조의 파업을 보며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이날 △양극화 심화와 사회 갈등을 초래하는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노동계의 파업 즉시 중단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대책 강화와 산업현장의 불법행위 엄정 대처 △여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상적인 국회 운영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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