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H건설은 서울 본사 주택문화관에서 ‘국·내외 현장의 임직원 가족 초청 경영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임직원들의 부인 200여명이 참석했는데 이 회사 사장은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7조 8천억원 어치를 수주할 예정인데 이런 성과는 모두 가족 여러분의 내조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창립 기념일에도 가족 300여명을 초청해서 기술연구소 체험 행사와 함께 경영 비전 발표회를 가졌다. 그리고 7월에는 이란 건설 현장 직원들의 영상편지를 시내의 한 호텔에서 직원 가족 200여명에게 보여주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가족이 흔들리면 직장은 요동쳐
이런 가족행사를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정이 편안해야 회사의 경영도 잘 된다”는 가족만족경영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직장이 흔들리면 가정이 흔들리고 가정이 흔들리면 직장이 흔들리게 돼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경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량 감원이 일어나면서 직원들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아픔을 딛고 노사가 화합하면서 신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가족의 힘’이라는 것을 경영자가 깨닫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과 함께 삼팔선이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직장인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10년 전에 비해서 직장과 가정을 바라보는 관점도 크게 달라졌다.
이제는 이런 직장인들의 가치관을 반영해야 경영이 제대로 이뤄진다.
최근 선진국의 직장인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뚜렷한 가치관의 변화는 가정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더 짧은 시간에 일하는 것, 그리고 보다 탄력성 있는 시간을 가지려는 욕구가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직장에서는 허용되지 않던 다양한 변형근무시간제도가 나타나는 것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가정생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안정된 가정이 성공의 열쇠
세계적인 초일류기업 존슨 앤 존슨은 “우리는 우리의 종업원들이 그들의 가족에 대한 책임 완수를 돕는 길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는 내용을 회사 강령에 포함시켰다.
오늘날 선진국의 일류기업들은 ‘부모장기휴가’, ‘장기출산휴가’, ‘아동복지 프로그램’, ‘노인복지 프로그램’등 다양한 가족지원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들어 듀퐁사는 회사에서 ‘아동캠프’까지 운영하고 있고 심지어는 중소기업에서 조차 ‘아동복지센타’를 운영하고 있다.
인류는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직장과 가족중에서 직장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해 왔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가정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가정의 안정, 더 나아가서 행복한 가정이 이뤄질 때 직장에서의 업무능률도 오르게 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가족지원프로그램이 빈약한 실정이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업무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가정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직장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는 지혜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가정은 인간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이제 신나는 일터와 즐거운 가정은 경영의 성공을 위한 필수과제다. 왜냐하면 자신의 안정과 회사에 대한 신뢰감이 있을 때 업무성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출근기피증’ 또는 ‘귀가 공포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그 기업이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는 증거다.
지금부터라도 가족만족경영(FS)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직원들만 열심히 일한다고 성공할 수는 없다. 직원 가족들까지 그 기업을 좋아하고 지지할 때 초일류기업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직장인이든 개인사업자든 성공을 원한다면 먼저 가정부터 안정화시켜야 한다. 이제는 ‘가족의 힘’이 성공 비지니스의 가장 큰 원천이다.

윤은기(IBS컨설팅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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