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장단의 혁신인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계열사 사장단 긴급 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이게 전쟁 상황이라면 용납할 수 없다”며 SK 전반의 경영 부진에 대해 질타했습니다. 병사들의 전투력이 안 나오면 장군들을 대거 교체하겠다는 겁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3월 지주회사 SK의 등기이사로 복귀하면서 경영지휘봉을 다시 잡았습니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요즘 SK그룹은 3가지 부분에 혁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돈 버는 방식, 일하는 방식, 자산 효율화가 그겁니다.

심지어 최 회장과 사장단들은 최근 2박3일간 SKMS연구소에서 ‘자아비판’ 행사를 열었습니다. 계열사 사장들은 자신들의 약점과 리스크를 과감없이 보고해야 했다는 후문입니다. 이렇게 사장단을 다그치는 이유가 뭘까요?

SK그룹의 매출을 보면 짐작이 갑니다. 2014년 약 165조원을 기록한 SK그룹은 지난해 약 138조원 수십조원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미 2011년 150조원대를 돌파한 SK그룹으로써는 충격적인 결과였죠. 최태원 회장이 지적하는 문제의 근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전문용어를 하나 써 보겠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계열사들이 ROE가 낮다고 야단입니다. ROE는 자기자본이익률입니다. 쉽게 말해 자기 자본을 써서 한해 동안 얼마나 벌고 있느냐는 경영효율성 지표입니다. 주력계열사 SK이노베이션의 지난 2분기에 ROE는 6.88%, SK텔레콤은 ROE 10.13%입니다. 모두 전년대비 하락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ROE는 12.62%입니다. 이 역시 전년대비 반토막 난 결과입니다.

잘 알다시피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출소해 경영전선을 재정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국내 사업장은 물론 SK그룹의 해외사업장과 협력사들도 방문했습니다. 전선을 두루 살핀 최 회장은 이제 새로운 경영전략을 구상하는 겁니다. 그 첫번째 단추가 이번 SK그룹 사장단 인사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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