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동원(藥食同源). 몸에 좋은 음식은 약과 같다는 뜻이다.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 몸에 약이 되는 건 진리. 그런데 때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맛이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몸이 기억하는 기억 속의 맛은 정신건강에 이롭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크림빵을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난다. 어린 시절 형제자매와 나눠 먹으며, 크림이 많은 쪽을 먹기 위해 다투던 장면이 떠올라서다. 1970~80년대 크림빵은 최고의 간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전국을 여행하면 지역의 특징을 담은 유명 빵집들이 있다. 빵을 좋아하지 않는 이라도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 줄서 기다리는 즐거움 역시 쏠쏠하다. 빵에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일까?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 빵집을 다녀왔다.

추억 한입 하실라우 … 서울 대표 빵집 
서울을 대표하는 빵집은 반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나폴레옹과자점’이다.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을 지켜, 언제나 갓 구워 낸 고소한 빵을 맛볼 수 있다. 1968년 성북구 삼선동 한성대 앞 삼선교에 처음 빵집을 열었을 때 먹었던 단팥빵·크림빵·소라빵 등은 여전히 그 맛 그대로다. 지금은 젊은 사람들에 맞춘 빵 종류가 50가지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다. 특히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시기에는 커피 한잔과 더불어 달콤한 시나몬 큐브 빵이 생각난다. 나폴레옹과자점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출구 근처에 자리해 있다.

제과부문 기능한국인 김영모 사장이 운영하는 ‘김영모과자점’은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 특히 인기가 높다. 1982년 서초동에서 탄생한 이후 도곡타워점, 신반포점, 잠실에비뉴엘점, 수원역점 등 5개 지점으로 늘었다. 이 집의 빵맛 비결은 시간이다. 6시간에서 하루 온 종일 숙성 과정을 거친 소보루빵, 포카치아, 프레첼 등은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하지만 김영모과자점을 대표하는 빵은 뭐니 뭐니 해도 스테디셀러인 사라다 빵이다. 아삭한 양배추에 버무려진 옛맛의 정겨움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11시에 빵집 문을 여는데, 가게 앞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서 있어 진풍경을 자아낸다. 2시 이후에 가면 빵이 다 팔리고 남은 게 없다. 서둘러야 한다!” ‘오월의 종’ 단골손님의 말이다. 단단하고 투박해 보이는 겉의 바삭함과, 수분감이 높아 촉촉한 속의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유로구르메·보버라운지·르사이공 등 시내 레스토랑에서도 이곳의 빵을 맛볼 수 있다. 식전 빵으로 나오기 때문. 바게트와 호밀사워종을 이용한 무화과 호밀빵이 이태원 최고의 빵집으로 손꼽히는 오월의 종의 인기 1순위다.   
  
사랑을 담아 굽는다 … 지역 대표 빵집
지방 곳곳에도 ‘전 국민이 사랑하는 빵집’이 있다. 대표적인 곳은 대전의 ‘성심당’. 이 집의 명물은 튀김소보로빵과 부추빵이다. 성심당이 국민적 관심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나눔 정신’.  매월 3000만원 이상의 빵을 양로원과 고아원에 보내는 등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실천, 2014년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성심당의  빵을 선택했을 정도다.

광주에는 1984년 LA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서향순이 가장 먹고 싶은 것으로 꼽았던, 그 팥빙수의 주인공 ‘궁전제과’가 있다. 30여년간 꾸준한 인기를 끄는 이곳 최고의 빵은 ‘공룡알빵’과 ‘나비파이’. 영양과 함께 추억을 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군산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묘미 가운데 하나는 국내 1호 빵집 ‘이성당’ 앞에서 줄 서서 기다리기다. 1945년에 처음 문을 연 이성당은 7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한다. 대표 메뉴는 단팥빵과 야채빵.

특히 단팥빵은 겉은 얇고 팥이 많아서 사람들이 좋아한다. 단팥빵 하나를 집어 들어도 묵직한 무게감에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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