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철도문화마을’]칙칙폭폭 꽥~ …‘기적’에 실려온 80년 우리네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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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철도문화마을’]칙칙폭폭 꽥~ …‘기적’에 실려온 80년 우리네 삶
  • 한국관광공사
  • 호수 2096
  • 승인 2016.11.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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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0년 전 선조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

기차는 설렘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기차가 생각난다. 기차는 추억이다. 이제 기적은 울리지 않지만, 기차를 떠올리면 추억 속 한장면이 펼쳐진다. 전남 순천시 조곡동에는 기차의 옛이야기를 품은 철도문화마을이 있다. 일제강점기 철도국 관사가 있던 마을로, 80여년간 철도에 얽힌 사연을 들려준다.

일제의 잔재? 우리의 철도문화!
순천은 KTX가 개통하며 서울까지 이어진 전라선과 영호남을 연결하는 경전선이 만나는 곳으로, 1930년대 교통의 요지였다. 일본인은 이곳에 철도국 관사를 만들었다. 당시 위험한 일은 한국인이 하고, 열차 운전과 정비는 일본인이 맡았다. 해방 뒤 일본인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우리가 물러간 철도는 바로 끝장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한국 철도는 스스로 움직였다. 이런 역사 때문에 철도문화마을이 마음에 더 깊숙이 들어온다.
철도문화마을은 바둑판 구조로, 철도국장이 머무르던 4등 관사부터 8등 관사까지 152세대가 조성됐다. 지금은 4등 관사 자리에 9층 높이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사철나무가 뒤덮은 벽이나 한집을 반으로 나눠 두집이 사는 모습 등 옛 풍경이 남았다.

과거 철도 배급소 자리에는 기차 벽화가 인상적인 카페 ‘기적소리’가 있다. 안에는 철도문화마을의 옛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이 걸렸다. 기적소리는 호남철도협동조합과 마을 주민이 손잡고 문을 연 곳으로, 철도문화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시간을 거슬러 추억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곳으로 남제골 벽화마을도 있다. 남제골은 실개천이 흐르는 아담한 마을이었다. 실개천 복개 공사 후 이곳에서 자취하던 대학생들이 거처를 옮기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이를 안타까워하던 이들이 옛집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다. 실개천을 생각하며 물고기를 그리고, 주민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문 앞에는 개성 넘치는 우편함도 달았다. 사람들이 하나둘 다시 남제골을 찾았고, 알콩달콩 그들의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450m 남짓한 길에서 마음이 넉넉해지는 이유다.

순천에서 엄마 품처럼 포근한 낙안읍성 민속마을 여행을 빼먹으면 섭섭하다. 순천 낙안읍성(사적 302호)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김빈길 장군이 1397년 토성으로 축조했으며, 1424년 석성으로 개축됐다. 성안에는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초가 사이로 난 돌담길을 걷다 보면, 어린 시절 추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즐겁고 편안하다(樂安)’는 마을 이름처럼 초가 사이를 걷는 것으로도 위안이 된다. 낙안읍성은 201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다.

국내 최대 갈대 군락지…‘순천만습지’
순천 마을 여행을 마치고 국내 최대 갈대 군락지인 순천만습지로 향하자.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인 순천만은 5.4㎢에 이르는 갈대밭과 22.6㎢에 펼쳐진 광활한 갯벌로 구성된다. 순천만에서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를 비롯해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등 국제적으로 희귀한 조류를 만날 수 있다. 흑두루미는 1996년 59마리가 왔는데, 지난해에는 1432마리가 찾았다.

올겨울에도 철새 수천마리가 모여 장관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순천만습지에 가면 일몰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의 풍광은 가슴을 촉촉이 적신다. 자연의 아름다운 작품에 감탄사를 멈출 수가 없다.

순천만습지와 1.2km 떨어진 곳에 순천문학관이 자리한다. 순천 출신 작가 김승옥, 정채봉의 문학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문학관 앞에 펼쳐진 갈대밭 오솔길은 한적하게 산책하기 좋다.

순천만습지에서 5.8km 거리에 대한민국 대표 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이 있다. 순천만습지와 도심 사이 완충 지대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는데,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이후에는 순천만습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1.12㎢에 나무 505종 72만그루와 꽃 103종 247만본이 장관을 이룬다. 네덜란드정원과 프랑스정원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특색 있는 정원, 순천의 지형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순천호수정원 등 각양각색의 정원이 발길을 붙잡는다.

순천 여행의 화룡점정…짱뚱어 탕
고즈넉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선암사(사적 507호)로 향한다. 초입에 펼쳐진 울창한 숲과 시원한 계곡은 실타래처럼 엉킨 마음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입구에는 무지개 모양 승선교(보물 400호)가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천년 고찰 선암사는 태고종의 본산이다. 선암사 대웅전과 삼층석탑, 원통전 등 유적이 빼곡하다. 선암사에서 나와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에 들르자. 한옥에서 마시는 차 한잔이 향기로운 여행을 선물할 것이다.

가을 여행의 화룡점정은 먹거리에 있다. 메기와 생김새가 비슷한 짱뚱어를 뼈째 끓인 짱뚱어탕은 순천만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청정 갯벌에 사는 짱뚱어를 사용해 보양식으로 사랑받는다. 순천의 새로운 맛을 느끼고 싶다면, 금·토요일에 열리는 아랫장 야시장도 놓치지 말자. 대학생과 청년 사업가, 지역 소상인이 참여해 아이디어 넘치는 요리를 낸다. 짱뚱어 모양으로 만든 짱뚱어빵, 칠게튀김 등 재미있는 먹거리가 순천 가을 여행을 더 풍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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