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창업의 길]파인컴퍼니 채희성 대표

채희성(사진) 파인컴퍼니 대표는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그의 첫 직장이었다. 그리고 2014년 과감히 퇴직을 결정했다. 채 대표가 근무했던 ETRI에는 창업 휴직제도(3년 휴직, 평가 후 3년 연장 가능)가 있었기 때문에 굳이 퇴직을 하지 않아도 창업은 가능했다. 그런데도 퇴직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창업휴직을 지원하고 나간 연구원들 중 대부분이 실패를 하고 다시 연구원으로 돌아온다고 하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그들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절박함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어요. ‘실패를 해도 다시 되돌아갈 곳이 있다’라는 안일함이 무의식 중에 머릿속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죠.”

창업휴직 대신 퇴사…“절박해야 성공한다”
그래서 2014년 퇴직을 선택하고 창업한 것이 파인컴퍼니였다.
사실 파인컴퍼니 이전에 채 대표가 조언을 하며 후배와 함께 해오던 회사가 있었다. 파인S&S라는 회사다. 파인S&S의 사업분야는 방위산업분야의 유도무기 시뮬레이터였다. 특히 관심을 가지고 개발한 것은 무인정찰기였는데, 무인정찰기에는 여러 가지 센서를 융합해서 위치를 탐지하거나 움직임을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채 대표가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계속 해오던 일이 바로 로봇 측위 및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 융합관련 연구였다.

군사용 무인항공기가 주로 하는 일은 감시와 정찰이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감시를 할 수 있는 영상 시스템이 필요하다. 공중에서 지상의 물체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줌 기능을 이용해야만 한다.

그런데 비행 도중 줌 기능을 사용해 지상을 촬영하면 영상이 많이 흔들리게 된다. 그렇지만 방송용 무인항공기와는 달리 군사용 무인항공기는 줌을 사용할 때 흔들림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하고, 더불어 원하는 목표를 자동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영상센서의 시선을 안정화 하고 자동추적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짐발시스템(Gimbal System)이라고 부른다.

채 대표는 로봇 관련 기술을 여기에 적용, 정보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짐발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가 개발한 짐발 시스템은 야간이나 악천후 등 정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게 했고 이를 분석, 활용할 수 있도록 영상처리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 적용시켰다.

이와 함께 개발에 나선 시스템은 유도 무기 훈련 시스템이었다. 유도 미사일의 경우 워낙 고가라서 실제 미사일로 훈련을 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실제 상황과 동일한 환경에서 연습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가 필수인데 채 대표가 이를 개발한 것이다. 지금은 미사일이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커(seeker·탐색기)도 개발 중에 있다.

창업 초기 정부 지원제도 적극 활용
채 대표가 연구원을 나와 본격적으로 사업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열정과 노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짐발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갔어요. 어찌어찌해서 개발할 자금은 확보를 했는데, 아무리 해도 재료비를 감당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1차로 6000만원을 지원받아 재료비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자금 이외에도 창업진흥원에서 실시한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됐다. 채 대표는 그때 들었던 강의 중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들려주었다.

“한번은 어떤 강사님이 ‘창업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아이템, 자본, 인력을 꼽습니다. 이 중에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하고 묻더군요. 대부분 자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하더라구요. 파인S&S를 통한 간접경험이 없었다면 저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경험을 해 보니 인력, 그러니까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이 있어야 아이템도 생기고 돈도 벌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신규인력을 채용하는데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면접시간이 4시간을 넘기는 것도 예사다. 능력 있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지만 걸림돌도 있다. 방위산업체다 보니, 보안상 홈페이지를 통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홍보하기가 쉽지 않다. 구직하는 사람들은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기 마련인데, 홈페이지가 부실하다 보니 파인컴퍼니를 미심쩍게 보는 경우가 많다.

골리앗들 사이서 글로벌 다윗기업으로
“이스라엘에는 세계적인 방위산업체가 많아요. 조그마한 회사인데도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들이 꽤 있어요. 국내에는 이런 업체가 거의 없어요. 군사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나 이스라엘이나 처한 상황이 비슷한데 방위산업체 숫자는 차이가 엄청나요. 우리나라는 몇몇 대기업에서 방위산업을 독차지하고 있죠. 그래서 저는 규모가 작은 방위산업체라도 글로벌한 기업으로 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채 대표의 꿈은 지금 하고 있는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처럼 회사의 덩치가 커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의 방위산업체처럼 덩치는 작지만 탄탄한 회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파인컴퍼니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들 덕에 우리나라의 국방이 좀 더 튼튼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파인컴퍼니의 선전을 기원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