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불황 여파가 재계서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국내 30대 그룹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나 줄어들었다. 임직원도 1만4000여명을 줄여 98만8345명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의 전체 고용 규모가 1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30대 그룹 중 18개 투자 줄여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257개 계열사의 2016년 3분기까지 유·무형자산 투자액을 집계한 결과, 총 45조32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조6424억원)에 비해 14조3135억원(24.0%) 감소했다.
특히 설비 증설 등을 의미하는 유형자산 투자는 39조73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조3473억원)에 비해 26.9% 줄었다.

조사결과 30대 그룹 중 절반이 넘는 18개 그룹이 투자를 줄인 것을 나타났다. 특히 삼성·현대차·SK 등 3대그룹의 투자 감소액이 13조2730억원으로 30대 그룹 투자 감소액의 92.7%를 차지했다.

유형자산 투자는 전체 투자액의 87.7%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반면 무형자산 투자는 5조2951억원에서 5조5934억원으로 5.6% 증가했다.
투자액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현대차그룹이었다. 올 3분기 누적 투자액은 5조83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조원에 육박했던 것보다 9조4343억원 급감했다.

설비투자에 직결되는 유형자산 투자액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어 감소액이 가장 큰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올 3분기까지 12조9045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215억원 줄었다.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투자가 모두 줄었다. 유형자산 투자는 11조8975억원, 무형자산 투자는 1조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2.3%, 26% 하락했다.

SK는 지난해보다 1조8171억원 감소한 7조6302억원을 기록, 투자액 감소 3위를 차지했다. 유형자산 투자가 6조78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조263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어 GS(-4740억원, -33.6%), KT (-3331억원, -14.4%), 영풍(-3048억원, -68.3%), 금호아시아나(-2774억원, -48.1%), 현대중공업(-2693억원, -36.4%) 그룹 순으로 투자액 감소 규모가 컸다.

반면 올해 1∼9월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LG그룹으로 나타났다. LG는 지난해에 비해 3268억원을 더 투자했다.
롯데(2488억원)와 두산(1582억원), CJ(1570억원), 한화(1545억원), 에쓰오일(1415억원) 등도 투자를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3社에서만 6000명 감원
지난해 말까지 100만명선을 유지하던 일자리에도 경기 불황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지난 14일까지 3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55개 기업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9월30일 기준 이들 기업의 전체 고용 직원 수는 98만834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이들 기업의 재직 인원 100만2653명보다 1만4308명(1.4%)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의 인원 감축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의 22개 계열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전체 직원 수는 21만2496명으로, 지난해 총 22만2011명 중 9515명이 회사를 떠났다. 계열사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직원이 급감했다.

지난해부터 계열사 매각과 구조조정을 병행 중인 두산그룹도 1978명(10.6%), 2014년부터 몸집 줄이기에 한창인 KT도 1203명(2.5%)을 각각 줄였다. 이어 포스코 582명(1.9%), GS그룹 393명(1.7%), 금호아시아나그룹 246명(1.6%), SK그룹 202명(0.4%)이 회사를 떠났다.

업종별로는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인 조선업의 인력 감축 규모가 단연 컸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에서만 이 기간에 6131명의 인력이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세차례 희망퇴직을 받아 3000여 명을 내보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상반기(1∼6월) 각각 1500여 명과 500여 명을 감원했다. 

반면 지난해 말보다 835명을 늘린 LG그룹을 비롯해 CJ그룹(778명), 현대자동차그룹(600명), 한화그룹(357명) 등 고용을 늘린 회사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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