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계 상황이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아시다시피 ‘최순실 게이트’ 탓입니다. 일부 재계가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돼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지요. 그래서일까요? 벌써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해 발표해도 늦을 판인데도, 모든 대기업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묵묵부답입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포털 양대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2017년 사업목표를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네이버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변신을, 카카오는 빅데이터 비즈니스 전략을 앞세웠습니다.

네이버의 내년 사업계획 키워드가 흥미롭습니다. 기술, 글로벌, 소상공인이 네이버의 내년을 들여다볼 열쇠입니다.

우선, 네이버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같은 최첨단 기술을 대중화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구글이 개척하고 있는 길과 유사합니다. 글로벌 진출의 선봉은 SNS메신저 ‘라인(LINE)’입니다. 또 소상공인의 성공기반을 위한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습니다.

소상공인을 위한 비즈니스 전략은 이전 대기업의 사업계획과는 확연히 다른 파격적인 제시입니다. 네이버 포털 사이트를 사용하는 사람은 한달에 38억건이 넘는 사업 관련 콘텐츠를 검색한다고 합니다. 한달에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이용자는 550만명이고, 스토어팜에 올리는 리뷰만 500만개에 다랍니다.

이러한 정보들은 빅데이터로 쌓이게 되는 겁니다. 네이버가 기계 학습과 자연어 처리 등 IT기술을 높인다면, 불특정 다수가 접속하더라도 각각 자신에게 최적화된 비즈니스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소상공인의 비즈니스를 돕겠다는 것도 이러한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어느 정도 플랫폼으로 안정화시킬 수 있는 단계에 왔기에 가능한 거겠죠.

카카오는 ‘연결’과 ‘빅데이터’라는 축으로 2017년을 준비합니다. 연결이란 아젠다는 카카오가 과거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할 때도 강조한 부분입니다. 각각의 플랫폼을 이용자들의 생활 속에서 연결시키고, 연결 과정에서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죠.

카카오의 역점은 O2O 서비스입니다. 카카오택시와 내비게이션, 드라이버 등 현재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또 다른 산업과의 연결을 준비하는 거죠. 카카오의 O2O가 소상공인 영역을 침범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앞으로 비즈니스의 연결망이 어디로 확대될지 궁금합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서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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