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활력제고법을 통한 사업재편계획 기업 3곳을 추가로 승인하면서 공급과잉 업종의 선제적인 사업재편이 탄력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주형환)는 지난 22일 현대제철, 동국제강, 우신에이펙이 신청한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활력제고법(기활법) 사업재편계획 승인기업은 10개 기업(7개업종)으로 늘어나게 됐다.

철강업종 4곳 ‘최다’
지금까지 기활법을 신청한 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철강업종(비철금속 포함)이 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석유화학이 2곳, 조선기자재, 섬유, 기계, 태양광셀 등 나머지 업종이 각각 1곳이다.

이번에 심사에 통과한 동국제강과 현대제철도 철강 업종이다. 동국은 기활법에 따라 최근 후판시장이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불황으로 과잉공급이 심화돼 포항 제2후판 공장과 설비(180만톤)을 매각하기로 했다. 대신 고부가 품목인 컬러강판 설비를 10만톤 증설하고 친환경·고부가가치 철강재 생산과 기술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과잉공급 상태인 단강(잉곳) 생산용 전기로(인천공장, 20만톤)를 팔기로 했다. 대신 순천공장에 고부가 단조제품 설비를 늘리고 고급 금형, 공구강용, 발전용 강종을 신규 개발할 계획이다. 또 고합금·고청정 생산설비 등에도 투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의 사업재편 계획 승인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범용품목의 설비 감축, 고부가 철강재 신규 개발, 첨단 설비 투자 확대 등 지난 9월 발표된 ‘철강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보다 중소·중견기업 많아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3곳이고, 중견기업 4곳, 중소기업 3곳이다.
당초 일각에서 ‘대기업 특혜’를 우려했지만 중소·중견기업도 기활법을 통한 사업재편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3차 심사로 사업재편에 나서는 우신에이펙은 건설기자재(알루미늄 샤시·판넬) 중소기업으로 국내외 알루미늄 샤시·패널 시장의 공급 과잉 상황이 심화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회사는 선제적으로 제품·패널 설비(알루미늄 제품 5000톤, 패널 50만㎡)를 감축하고 신성장 분야인 선박용 LED조명 설비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비철금속 업계가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것은 건설기자재 중소기업인 우신에이펙이 처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신에이펙은 선박용 LED 조명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기술개발 등 업종전환을 위해 사전준비를 착실히 하는 등 중소기업의 사업재편 모범사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내달에도 심의위원회를 한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다. 석유화학 및 조선기자재 업종에서 4~5개사가 구체적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연말까지 승인기업은 15개사 내외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기활법 시행 원년을 점검·평가하고, 사업재편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다음달 ‘기업활력법 성과 및 개선방안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화학 및 조선기자재 업종에서 4~5개 기업들이 구체적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연말까지 15개 내외의 승인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