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늦어도 상반기 중 ‘동전없는 사회’ 사업 개시

▲ KEB하나은행의 관계자가 지난 21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4가지 주화를 정리하고 있다.

내년 초부터 편의점에서 상품을 사고 지불한 현금의 거스름돈을 교통카드에 충전 받을 수 있게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교통카드뿐 아니라 잔돈을 신용카드나 계좌에 송금해주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어서 이른바 ‘동전없는 사회’가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은 내년 상반기 중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의 첫 단계로 내년 상반기부터 편의점에서 잔돈을 선불식 교통카드에 충전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신용카드 결제액이 현금 추월
한은은 조만간 입찰을 통해 시범 서비스를 시행할 편의점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맺는 등 준비작업에 착수한다.

이미 편의점마다 T머니와 같은 교통카드에 요금을 충전해주는 기술과 장비가 있는 만큼 시범 서비스를 위한 새 기술 개발이나 장비 설치는 필요 없으며 관련 규정이나 프로그램을 정비하는 절차만 거치면 된다.

따라서 준비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아 이르면 내년 초,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편의점 잔돈 충전 서비스가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중장기적으로는 시범사업의 성과를 고려해 편의점 외에도 잔돈 충전 업종을 늘리고 교통카드뿐 아니라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로 충전하는 방식도 도입하는 등 단계적으로 충전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미 시중에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 전자결제가 확산하고 있는 데다 비트코인 등 다양한 디지털 통화도 등장하는 등 전자금융의 환경이 성숙하고 있어 ‘동전없는 사회’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관련 연구를 거쳐 2020년까지 동전없는 사회의 도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현금사용이 줄고 신용카드를 비롯한 전자결제 수단의 이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

한은이 전국의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이용한 지급수단은 신용카드로 전체(건수 기준)의 39.7%를 차지했다. 전년의 31.4%에서 급격히 증가하며 현금을 추월했다. 반면 현금은 2014년 38.9%에서 2015년 36.0%로 급격히 줄었다.

금액 기준으로도 보면 지난해 현금은 29.0%에 불과했고 신용카드는 40% (40.7%)를 돌파했다.

개인이 평소 지갑 속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7만4000원으로 1년 전(7만7000원)보다 3000원 줄었다.

‘동전없는 사회’ 효과는
‘동전없는 사회’는 상점이나 대중교통 이용 시 동전사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 한해 동안 국내에서 동전과 지폐 등 화폐를 만드는데 들어간 비용은 144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1215억원보다 18.5% 증가했다. 이 중 지폐(은행권)는 900억원으로 2014년(807억원)보다 11.5% 늘었고 동전(주화)은 540억원으로 전년(408억원)보다 32.4%나 증가했다.

동전없는 사회가 정착되더라도 동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이론적으로는 동전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5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한은은 이미 사회적 수요가 사라진 1원과 5원짜리 동전에 대해 2006년부터 일반 유통 물량을 제조 발행하지 않고 있다.

한은은 지난 9월 네덜란드, 호주 등 주요국의 지급수단 이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0.42∼0.83% 수준이며 이중 현금이 0.10∼0.52%로 가장 크다는 조사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동전없는 사회는 상점이나 대중교통 이용 때 동전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금융기관 및 전문 IT업체 등과 함께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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