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길(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올해 여름철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주택용 전기요금의 누진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한 바 있다.

그런데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 뒤에는 반드시 산업용 전기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일정 부분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요금은 산업용, 주택용, 일반용, 교육용, 농업용 등으로 구분해 서로 다른 요금 부과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에도 다수의 국가에서 구분 방법은 다소 다르지만 차등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대체로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보다는 저렴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전력 요금을 산업용에는 상대적 저렴하게 적용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일 것이다.

전기요금의 산정은 발전비용과 송·배전비용과 판매관리비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첫째, 발전비용은 용도별로 구분하기가 곤란하다고 여겨지나, 송전비용은 일반적으로 고압으로 전력을 수전하는 경우 저압 수전보다 배전 손실율이 낮기 때문에 주택용 보다 산업용의 원가가 저렴한 하나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배전비용 측면에서도 산업용의 경우에는 주택용과는 달리 별도의 배전설비(변압기 등)를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절감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

셋째, 판매 관리비 측면에서도 관리 호수를 살펴보면 2013년 기준으로 한전의 총 고객 수 가운데 산업용은 전체의 1.8%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리비는 매우 적다.

또한 관리비용의 대부분이 배전설비와 관련된 것으로 배전설비를 설치하지 않는 산업용은 더욱 더 관리비가 적을 것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택용의 경우 상당수가 도심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나, 산업용은 도심권역 외의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이에 따른 송·배전설비나 선로 증설 등에 따른 비용에 있어서도 산업용이 적게 들어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2013년 기준으로 볼 때 산업용 전기의 평균 판매단가는 100.70원으로 전체 평균 판매단가 106.33원의 94.7%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은 적정 원가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과거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정책적으로 저렴하게 제공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2013년 까지 전기요금의 인상이 주택용은 12.0%, 산업용은 89.6%로 산업용 부문에 집중돼 왔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의 부과체계인 현행 누진제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 이에 대한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고, 산업용의 전기요금 부과 체계는 다른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계의 입장에서 볼 때, 전기 요금은 생산 활동을 위한 하나의 투입요소로서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제조원가를 구성하고 있다는 측면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생산제품의 가격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고 우리 제품의 해외 시장 경쟁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측면을 무시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주택용 전기요금 뿐만 아니라 산업용 전기요금의 부과체계도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해 산업계 특히 뿌리산업 중소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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